금잠에 다시 와서
2008. 2. 27. 13:09ㆍ충주O
쫘~악 펼쳐지는 충주호는 하늘과 산을 비추어내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사람을 실어 나른다.
찬 공기 뚫고 비치는 햇빛에 겨울 홍시가 가볍게 반짝이고
샛노란 어린 싹은 황사가 뿌연 날 가랑잎 사이로 삐죽이 올라온다.
찔레 순 따 먹으며 영죽고개 오르고, 알밤 껍질 뱉으면서 능안고개 넘었다.
요도천 둑방에서 먼 산을 바라보고, 매산에서 냇물 따라 강으로 흘렀다.
냇물은 강으로
강물은 바다로
바닷물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로 내려와 냇물 되어 흐른다.
강이 있어 물이 흐르고
길이 있어 사람이 걷는다.
물이 강을 만들고
사람이 길을 만든다.
어제, 오늘, 내일의 길.
냇물이 흘러가듯 걷는 나그네.
금잠에서 금잠까지 50 시간.
안개 헤치면서 떠났던 곳에 햇빛을 지고 다시 왔다.
금잠 마을 느티나무 아래.
소주 한 잔으로, 떠난 길과 돌아온 길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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