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1. 20:44ㆍ충청
만수봉 너머 수문동폭포
이호태
무자년 3월 1일.
08:52 국민은행 맞은편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09:35 만수휴게소 앞에서 내려 계곡으로 스며든다.
가파른 오르막 중간 중간에서 좌~악 펼쳐지는 조망을 즐기며 숨을 고른다.
정답게 다가오는 햇빛에서 퍼지는 따사로운 볕.
푸근하게 이어지는 눈얼음 길.
만수봉 정상에서 목을 축인다.
저쪽에 우뚝한 대미산과 꿈틀대는 백두대간.
월악산 영봉, 베바위산, 주흘산. 신선봉, 마패봉, 월항삼봉, ‥‥‥.
좀더 내려와 앞이 확 트인 곳, 긴 바위에 앉아 점심 요기를 하고 수문동계곡을 가늠한다.
잎 떨어진 나무줄기들을 잡았다 놓고, 잡았다 놓으며. 응달진 산비알에 몸을 던진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는 재미를 어디에다 비기랴.
아! 옥이다, 옥이다.
신랑만의 외침이 아니다.
부서져 떨어지던 물보라가 그대로 얼어붙은
수문동폭포!
벽처럼 떨어지던 물기둥과 안개로 부서지던 물보라가 그 모습 그대로 얼어붙었다.
저기엔 고드름도 열렸다.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얼음폭포!
그리움이 줄기차면 현실이 되는 법.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첫날에 그리던 폭포를 찾았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폭포 앞에 와서 즐거움에 젖는다.
눈으로 확인한 그리움을 어떤 말로 떠벌이랴!
수문동계곡을 빠져나온 곳에 억수휴게소가 있고, 맞은편엔 하설산이 우두커니 서있다.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광천 변을 걸었다. 물이 맑고, 너럭바위들이 널려있다. 털버덕 앉아 한잔 들이키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인다. 한동안 지저분했던 하천이 저렇게 맑아진 것은 무분별한 행위로 산천을 더럽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린 덕분이다. 단속과 홍보에 이어 깨달음과 실천. 되살아나는 산과 물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느낀다.
* 08:52 국민은행 맞은편 - 시내버스 - 09:35 만수휴게소 - 자연학습원 - 만수봉 - 수문동폭포 - 병풍폭포 - 수곡용담 - 억수리 - 광천 둑방길 - 15:00 월악리 - 택시 - 덕산 - 동태찌개 소주 한잔 - 17:10 직행버스 - 17:50 충주 / 유랑이랑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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