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5. 21:54ㆍ마라톤
2008.06.15
제1회한산모시축제마라톤대회[하프] 그리고 신성리갈대밭
너른 벌판 저 끝에 작은 산이 하늘 아래 빙 둘러 있다.
벌판은 반듯반듯하게 구획된 논으로 되어 있고, 논에서 자라는 모가 참으로 예쁘다.
논 사이로 난 길은 높낮이가 거의 없고, 곧게 이어지다가 휘어지곤 한다.
한참을 달려가니 폭 넓은 강에 물이 가득 흐른다.
숱하게 많은 물줄기들이 합쳐지고, 합쳐지면서 이리저리 흘러온 강물.
바다 가까이에 다다른 강은 바다처럼 보인다.
개성이 다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는 인간세상은 어떤 물결로 흘러가는가?
바다 가까이에 온 강물처럼 너른 품으로 출렁이고 싶다.
바다로 유유히 흘러가고 싶다.
강 건너는 전라북도 군산시다.
금강,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금강하구언이 바로 요 아래에 있다.
금강의 발원지는 전라북도 장수읍 신무산에 있는 뜬봉샘이라고 한다.
작년 여름 장수산악마라톤대회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
옛날에 신선들이 춤을 추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신무산 8부 능선에 뜬봉샘이 있다.
날씨는 무지하게 더웠지만, 바람이 건듯건듯 부는 숲 속은 시원했다.
산 이름을 따라 신선이 되었노라 여기고, 신선처럼 춤을 춘다는 생각을 하며 달렸었다.
‥‥‥.
강가에는 푸른 갈대숲이 길게 이어진다.
『공동경비구역 JSA』라는 영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신성리 갈대밭’이다.
10만 평이 넘는다는 갈대밭은 지금 온통 푸른 물결로 일렁인다.
갈대밭 사이에 난 흙길을 걷고 싶지만 우린 강둑을 따라 뛰어야 한다.
강물은 짐짓 묵직하게 출렁이는 듯한데, 갈대밭은 산들바람에 남실거리면서 비 듣는 소리를 낸다.
대회를 마치고 찾은 것은 역시 소곡주.
한산 하면 모시라지만, 참가신청을 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이 소곡주다.
공장에도 가 보고, 시장 바닥도 어슬렁거리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몇몇 볼거리를 떠올려 보다가 소곡주 하나로 마음을 정한다.
민가에서 재래식으로 담갔다는 놈으로 하나 사 들고 차를 몬다.
어떤 걸 안주로 해서 먹을까?
제대로 마셔야 할 텐데‥‥‥.
* 한산모시 : 백제 때부터 한산면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야생저마]이 재배되었고, 조선시대까지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이었음. 인체에 해가 없는 천연 섬유. 백옥처럼 희고, 맑고, 가벼움. 여름철 옷감으로 으뜸이고, 빨아 입을수록 윤기가 남.[서천군 홈페이지 참고] 방충효과도 있음[개회식에서 서천군수] 어떤 진행요원이 입고 있는 모시 남방 값을 물으니 20만원 줬다고 함.
* 한산 소곡주 : 1300여 년 전, 백제 왕실에서 먹던 술. 조선시대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소곡주의 맛과 향에 취해 과거 날짜를 넘겼다는 일화가 있음. 술이 너무 맛있어 자꾸 먹다보면 취하여 일어설 줄을 모른다고 하여 ‘앉은뱅이술’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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