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냐 비굴이냐[제5회굴비골영광마라톤대회]
2009. 5. 24. 23:33ㆍ마라톤
지금은,
추악한 이들이 판을 치는 세상.
더할 수 없는 추악함에 맞서는 죽음이 여기저기에서 이어지더니,
아~!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직전 대통령 서거.
목메어 북받치는 건 어떤 설움인가.
집을 막 나서는 데 날아온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
2009년 5월 24일.
제5회굴비골영광마라톤대회에는 이렇게 참가한다.
죽음을 앞두고 남겼다는 말씀.
"‥‥‥.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자꾸 자꾸 가슴이 아리다.
대회를 시작할 때, 명복을 빌자는 사회자의 말에 따라 고개를 숙이면서 또 울컥.
고려 때, 이자겸이라는 사람이 임금께 진상하면서 붙였다는 이름, 굴비(屈非).
"귀양살이를 하고 있지만, 결코 비굴하지 않겠다."
내가 그 때를 살아보지 못했고, 이자겸을 겪어보지 못했으니 감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전해 듣는 이야기의 뜻은 알듯하다.
자리를 얻기 위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미련하게 애쓰는 사람들.
어리석고 미련하게 세도를 부리는 사람들.
비굴하게 사는 사람들이 추한 모습으로 판을 치고 있는 세상.
어쩌지 못하는, 힘없는 나의 모습.
이런 원망을 하는 나의 어리석음.
‥‥‥.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야말로 비굴하지 않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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