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으면 즐길 수 있다[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2009. 4. 5. 20:33마라톤

2009년 4월 5일.

식목일이자 한식날이고 청명.

한 주일 남짓 이어지던 꽃샘추위가 가시는 맑은 날씨다.

영주시에서 주체한 소백산마라톤대회에 간다.

겨울엔 쉬고, 올 들어 처음 나가는 대회.

연습이 좀 부족했는데, 산뜻하고 포근한 아침 공기가 마음을 든든하게 해 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대웅전]이 있다는 부석사,

죽계별곡[고려 말 안축]의 무대인 죽계천,

조선시대 서원의 효시라는 소수서원[순흥],

조선 세조 때 금성대군이 유배[순흥]되었던 고장, 영주시.

‥‥‥.

요즘 영주 사람들은, '선비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자랑을 많이 한다.

 

영주 시민운동장에서 출발, 서천(-川 )가를 거슬러 뛰다 보니 죽계천 나타난다.

죽계천은 소백산 초암계곡에서 흘러와 영주시내에서 서천과 합쳐져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안정면[-面]으로 들어서면서 안태영 교감을 생각한다.

대학교 후배이면서 1년 반 동안 함께 근무하다가 올 3월에 제천으로 가신 분.

고향이 안정면이라고 했다.

영주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얘기를 했었다.

한 동안, 작은 도회지에서 시골 마을을 오가던 버스는 어디에서건 종종 콩나물시루 같았었다.

비포장 길을 덜컹거리던 버스에 대한 추억‥‥‥.

 

보폭과 호흡을 여유롭게.

돼지고기 주물럭 생각에 자꾸만 부푸는 마음을 어루만진다.

오늘, 완주 후 먹을거리인 돼지고기 주물럭.

얼마큼씩 돌아올까, 자꾸만 군침이 도는 입.

걷을 때나, 달릴 때나 몸과 마음이 괴로워지는 건 거의가 서두름에서 오는 법.

서두르지 않으면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면 즐길 수가 있는 법.

 

잔치국수, 요구르트, 구운 달걀, ‥‥‥.

커다란 무쇠 솥뚜껑인가?

양념된 돼지고기가 너덧 군데서 김을 내면서 냄새를 풍긴다.

굽는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뒤적일 때 마다 내 입에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히야~!

푸짐한 잔치마당.

입이 즐거우니 모든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