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6. 20:55ㆍ섬
먼 산 골골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너른 벌판을 달려와서 바다와 만나는 곳.
강과 바다 사이에 서있는 땅.
강화도.
단군의 자취가 남아 있고, 민족수난역사가 어려 있는 땅.
강화대교, 강을 건너면서 머릿속이 복잡하고 가슴이 가볍게 일렁인다.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는 마니산 참성단.
고구려 유리왕은 멧돼지와 사슴을 제물로 제사를 올렸다.
백제 비류왕도 제사 지냈고, 조선대에도 제를 올렸다.
오늘날 전국체육대회 성화는 여기에서 불을 댕긴다.
고려 조정이, 조선 임금이 몽고에 쫓기고, 여진에 쫓겨 와 농성하던 강화도.
삼별초 군사들이 정부의 핍박을 받으면서 몽고군에 항전하던 곳.
프랑스 함대가, 미국 함대가 쳐들어와서 통상을 요구했던 곳.
일제가 쳐들어와 강제로 조약을 맺었던 섬.
강화도.
화도초등학교 앞에서 단군로를 따라 참성대로 간다.
쨍쨍한 볕을 가려주는 나뭇잎에서 시원한 바람이 인다.
푸른 그늘 속에서 사부작사부작.
신선이 된 단군도 이 그늘을 즐겼으리.
참성단을 지나 바윗길이 기묘하고, 함허동천으로 이어지는 숲길이 또 호젓하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이 바다에 와 만나는 곳, 강화도에는 세 강의 정기가 뭉쳐있단다.
그래서 나라의 운명이 흔들릴 때마다 무대가 되어 버거운 짐을 견뎌냈던 것인가?
민족수난역사의 현장 강화도에서 일어나는 한 줌 생각.
이웃 나라에게 치욕을 당하는 일은 모두 지도자들이 어리석은 탓.
어리석은 욕심에 사로잡혀서 일을 그르쳤던 것.
추악한 이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하는 짓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백성들을 놀려대고, 속이고, 억누르면서 억지를 부리고 마구 날뛰는 짓.
인간존엄성을 해치고, 가치관을 어지럽히고, 평화를 깨뜨리는 대통령과 정부, 무지막지한 사람들.
대학교수들, 문화예술인들, 법조인들, 교사들, 종교인들까지 나서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발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하지 말라고.
저들은 교사들을 가장 만만한 상대로 골랐다.
윽박지르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이에 맞서 7월 5일 오늘, 서울에서 교사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아! 이다지도 험난한가?
초지대교를 건너와서, 밴댕이회에 소주 한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마니산(468)
- 마니(摩尼)는 불교에서, 악을 제거하고, 탁한 것을 맑게 하고 화를 없애 주는 여의주.
- 마리산 / 머리산 /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땅 / 우리 민족과 땅의 머리(참성단)
-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에 마리산(摩利山)
* 참성단
- 단군이 천제를 올리던 곳(고려사, 신동국여지승람) /사적 136호 / 지름 4.5m 원형 기단위에 사방 2m 네모꼴(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옛날 사람들의 천부경 사상) / 위는 성소, 아래는 제단
- 단군왕검이 민족만대의 영화와 발전을 위해 봄가을로 하늘에 제사
- 고구려 유리왕이 멧돼지와 사슴을 제물로 제사 / 백제 비류왕도 제사 / 조선시대에도.
- 전국체전 성화 : 1955년 36회 대회 때부터 / 칠선녀 : 단군 천제에서 유래
- 마니산 전설 : 나무꾼 3명이 마니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신선 둘이서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옆에서 구경하면서 술을 석 잔씩 얻어 마신 후 집으로 돌아왔더니 3백 년이 지난 다음이었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여기서 유래.
* 부싯돌 : 단군 둘째 아들 부소(扶蘇)가 백성들에게 불 피우는 법을 알려 주었는데, 그 이름을 따서 '부싯돌' / 부소석 - 부소돌 - 부싯돌 / 단군 아들 4형제 이름 扶婁 扶蘇 扶虞 扶餘
* 함허동천(涵虛洞天)
-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己和)의 당호(堂號)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
- 기화(己和)는 마니산 정수사(精修寺)를 중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하였고, 계곡 너럭바위에 涵虛洞天 네글자를 남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
- 계곡 아래에 야영장이 있고, 체력단련장, 극기훈련장, 팔각정, 샤워장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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