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호숫가 벼랑길[칠성면 산막이옛길]

2009. 11. 22. 22:09충청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산막이 옛길'. 사은리 사오랑 마을[내사리]에서 산매기 마을까지 가는 길. 사오랑 마을에는 오랑 벼슬을 하던 사씨가 살았었고, 산막이[산매기] 마을에는 사기를 굽던 산막이 있었단다. 사오랑 마을은 산기슭에 아늑하게 안겨 있다. 마을 앞에 솟아 있는 군자산이 단정하게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니, 괴산댐 입구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괴산댐 쪽 길가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작은 고개를 하나 더 넘고 나서는 물가로 이어지는 길이다. 깔끔하게 솎아베기를 해놓은 주변 숲, 나무로 만든 계단과 쉼터, 알뜰하게 챙겨서 이름을 붙여 놓은 안내판들, 전망대와 줄사다리 등 편의시설, 붉은 빛 흙으로 단단하게 닦아 놓은 길바닥 등등 정성이 듬뿍 배어난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에 붙어서 산속 호수와 어울려 이어지는 이 산책길은 최근에 괴산군에서 8억여 원을 들여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사오랑에서 산매기까지 2.3Km.

 

산매기 마을에는 세 가구 정도 살고 있는 거 같고, 노수신이 유배생활을 하던 수월정이 있다. 노수신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였고 을사사화 때 순천, 진도 등을 거쳐 이곳에서 2년, 총 20여 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고 나서, 선조 때 다시 등용되어 영의정까지 지냈다고 한다. 수월정[水月亭]은, 저 물 속에 잠긴 연하동에 있던 것을 1952년 댐을 만들면서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충청북도 지방문화재 174호.

 

괴산 사람들이 명산으로 자랑하는 군자산, 성불산, 박달산, 주월산, 옥녀봉 등, 산막이 옛길을 걸으면서 둘러보는 경치가 일품이다.[200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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