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령 넘어가서 새재로 넘어오다
2009. 12. 26. 21:23ㆍ충청
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벌써 며칠째 바람소리가 차다. 더 이상 움추리는 것은 싫다. 직행버스를 타고 연풍에서 내리니, 간밤에 살짝 날린 눈이 사방에 희끗희긋하다. 몇 굽이 돌아올라 이화령휴게소. 따끈한 커피를 홀짝이며 언 볼을 녹이고, 연풍 쪽 경치를 바라다보다가 문경 쪽으로 내려와서 새재 옛길로 접어든다. 주흘관과 조곡관과 조령관[1관문, 2관문, 3관문]. 새재를 넘어와 고사리에서 막걸리 딱 한잔.
경상도 문경과 충청도 충주를 잇는 고개는 셋. 신라 때부터 사람들이 넘어다녔다는 하늘재[계립령]와 조선 태종 때 개척됐다는 새재[조령], 그리고 이화령. 두 고개를 대신하던 이화령은 땅 속으로 두개의 터널[3번국도와 중부내륙고속도로 터널]이 뚫리면서 한적해졌고, 새재에는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현대에 와서 열린 이화령 고개를 넘어 영남으로 갔다가 옛 고개를 넘어 충청도로 다시 왔다. 내딛는 발길 따라 일상의 찌꺼기가 하나하나 날아가니 몸과 맘에 생기가 도는 듯.
* 무주암 : 새재를 오르내리는 길손을 위해 간단한 술상을 준비해두었던 바위.[무인주점이 있었던 곳]
* 교귀정 : 조선시대경상관찰사의 임무교대가 이루어지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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