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이꼬깔 그리고 말...[장성봉 잣봉 어라연]

2010. 6. 27. 14:06강원

2010.06.26.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영월읍 문산리에서 작은 산으로 들어선다.

굽이쳐 흐르는 동강을 내려다보면서 걷는다.

산등성이엔 호젓한 길이 이어지고,

저 아래선 래프팅을 즐기는 소리가 연달아 떠내려간다.

장성봉을 넘고 잣봉 그리고 가파른 내리막길

어라연 물가에 앉아 여유를 부린다.

어라연에는 물 반 고기 반 할 정도로 고기가 많다고 한다.

물고기 비늘이 비단결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어라연[魚羅淵]이라 했단다.

두어 잔 기울이고 밥도 먹고 다슬기도 건져 보고 조개도 건져 보고

강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도 바라본다.

한참을 노닥이다가 강가 오솔길을 따라 거운리.

유병귀 최광옥 이호태

무슨 슈퍼라고 하는 구멍가게에서 맥주 한 잔씩

어라연에서 잡은 개조개 이야기에 주인 할아버지가 웃으신다.

여기서는 그 이름이 '말씹조개'

나물 손질을 하시는 할머니에게 산에서 본 우산나물에 대해 여쭈니

“다림이꼬깔”

이 고장 말로 다람쥐를 다림이라고 하는데

나물 모양이 꼬깔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른단다.

영월 서부시장에서 메밀 부꾸미와 메밀 부치기를 안주로 막걸리 한 잔 그리고 버스 타고 충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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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종과 어라연 : 

단종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수양대군]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저쪽 청령포에 유배되었다. 사약을 받고 죽은 단종의 혼령이 이곳 경치를 보고 여기서 신선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때 물고기들이 줄지어 몰려들며 반가워했다. 떠오르는 물고기 비늘로 덮인 것이 비단결처럼 아름다워 어라연[魚羅淵]이라고 했다. 등에 소나무 몇 그루를 지고 섬처럼 떠 있는 바위가 삼선암. 신선들도 즐겨 놀았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 ‘절경(絶境)’이 아닌 ‘비경(秘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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