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1. 14:01ㆍ충청
지독하게 더운 날씨.
입추를 지나 처서가 내일모레건만 불볕더위는 도대체가 지칠 줄을 모른다.
날마다 이어지는 폭염 특보.
숨이 턱턱 막히게 더울 때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게 상수.
이런저런 할 일들을 챙겨 보다가도 그만 두는 게 요즘 일상이다.
너무 덥다는 훌륭한 핑계가 있으니 당당하게 여유를 부린다.
그러다 오늘, 부용산을 찾았다.
2010. 08. 20. 오전에 끝나는 일과를 마치고.
용산리저수지 옆, 음성 궁도장에서 정상까지는 오르락내리락 산등성이 4Km, 왕복 8Km.
숲 속이지만 바람 한 점 없다.
뜨거운 볕은 나뭇잎이 가려준다지만 비지땀은 흐르고 또 흐른다.
숲이 우거져 사방이 훤하지는 않지만, 음성, 금왕, 신니면 광월리, 가섭산, 수레의산 등이 언뜻언뜻하다.
네 시간 정도, 이십 리 산길.
정말이지 지독한 더위, 그것도 한낮.
‘이 정도 산이고 이 거리라면? 이 정도 시간이라면?’
아주 건방진 생각으로 물병도 없이 산으로 들어선 값을 톡톡히 치른다.
숨이 턱턱 막히고 목이 바싹바싹 마를 때마다 꿀맛으로, 간절하게 떠오르는 물 한 모금.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며 빈 입맛을 다시고, 침을 모아 물 삼아 넘기면서 기운을 차린다.
‘그래, 이런 정도의 극기 훈련이 가끔은 필요한 거야.’
좀 전의 건방진 허물을 그럴 듯하게 덮어 버리지만, ‥‥‥.
산을 벗어날 때쯤 기운도 거의 바닥이 나는 듯.
자동차로 5분여,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슈퍼에 들어가 물부터 들이킨다.
* 궁도장 - 숫고개 - 송림쉼터 - 무수막 갈림길 - 부용산 - 무수막 갈림길 - 송림쉼터 - 궁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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