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9. 22:00ㆍ충청
아! 이런 골짜기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싶은 감곡면 영산리.
“저리로 가면 등갱이로 길이 잘 나 있어요.”
복숭아를 수확하여 상자에 담고 있던 할아버지께서 원통산에 오르는 길을 가르쳐 주신다.
개었다 뿌렸다.
그 뜨겁던 날씨를 식혀 주는 비가 한 주일 째 지분거린다.
요번엔, 태풍으로 태어나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뀐 그 뭐라던가?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이따금 빗방울이 듣긴 해도 비옷이나 우산을 꺼낼 일은 없다.
쉴 적마다 웃통을 벗고 바람을 맞으며 땀을 씻는다.
한 주일 전만 해도 폭염주의보 아래 뜨겁고 덥다고 야단이었는데, 이젠 가을이다.
싱그럽게 푸르던 산 빛도 무거워지고 있다.
원통산 정상.
645m라고 적혀 있는 표지석이 있고, 옆에 이정표가 서 있다.
저쪽 가섭산에서 부용산 수레의산을 거쳐 이곳까지 구불거리는 산줄기를 가늠해 본다.
여기에서 다시 승대산, 국망봉, 하남치, 보련산 쇠바위봉으로 이어져 굽이쳐 가는 ‥‥‥.
날아갈듯 멋들어진 소나무 가지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모습과 어울려 한 풍경을 그려낸다.
가끔씩 이렇게 나오면 잠깐 동안이나마 신선.
‥‥‥.
되짚어 내려오다가 월정리 쪽으로 길을 잡았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여기저기 예초기 소리가 요란하다.
추석이 가까운 것이다.
더 내려오니 달콤하게 풍겨오는 복숭아 향기.
봉지 씌워져 익어가는 열매, 수확한 복숭아를 손질하는 바쁜 일손.
감곡은 복숭아의 고장.
월정리에서 영산리까지는 포장도로.
가볍게 한 나절 걸음, 땀내가 풀풀.
돌아오는 차창을 따닥따닥 때려주는 빗방울 소리가 좋다.
2010. 0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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