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에[종뎅이길]

2012. 11. 17. 23:14충청

가을은 푹푹 깊어가고

한껏 곱던 단풍은 낙엽으로 세월을 삭이고 있다.

 

콩, 팥, 사과, ‥‥‥.

가을걷이도 막바지

겨울 채비 김장 손길이 바쁜 계절.

 

11월 17일 토요일

태성이가 사위를 보는 날이다.

잔칫집에서 점심을 먹고 종뎅이길을 찾았다.

계명산 기슭에, 충주호 물가에 있는 종뎅이산.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산

찰랑이는 물을 밟을까 말까 하는 길.

걷기 열풍을 타고 막 만들어지고 있는 길이다.

 

한 이십 년쯤 전.

우거진 숲을 헤치며 종뎅이산에 올랐었다.

광복절을 맞아 전국적으로 되살려 보았던 봉수(烽燧).

여우 똥 대신 토끼 똥을 한 자루 지고 땀을 흘렸었다.

해거름에 올라 연기를 올리고 어두워졌을 때 불을 올렸었다.

 

그 때 들은 이야기는 산 모양이 종지를 엎어놓은 것 같아 종뎅이산.

오늘 들은 이야기는 평강 전씨들의 종당[宗堂]이 있는 마을에 있는 산.

토끼 똥 지고 올랐었던 이야기를 했다가 ‘뻥쟁이’ 소리를 들었던 억울한 기억이 있는 산.

 

충주댐 물이 들어차면서 산은 물위에 뜨고 길은 잠겼을 거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가 바람을 타고 새 길이 만들어진 셈이다.

대략 6.2Km라고 한다.

서울에서 온 동생과 누님 내외 그리고 우리 내외

사부작사부작 두런두런 쉬엄쉬엄 ‥‥‥.

깊어가는 가을에 푹 파묻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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