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해와 달을 보았을까[옥룡설산]
2013. 1. 22. 11:59ㆍ중국러시아몽골
1월 19일 토요일.
수허고성에서, 캄캄한 새벽에 밥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 한 시간 이상 달린 다음 케이블카를 타고 모후평에 도착했다. 해발 3,500미터. 야크목장에는 겨울이라 야크는 없고, 빈 우리와 마른 풀빛만이 조용하다.
한 시간 넘게 걸어 운삼원시림(해발3,800미터)에서 누룽지를 끓인 점심을 먹고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본래 일정은 ‘여신동(4060)-설산아구(4170)-설련파(4300)-설련대협곡(4550)-대협곡정상(4620)’이었지만 케이블카 시간에 쫓겨 4,450미터 지점에서 되돌아온다.
은근히 걱정되던 고산 증세는 큰 무리 없이 극복했지만, 시간에 쫓겨 계획했던 지점에 닿지 못했던 게 조금은 아쉬웠다. 그러나 괜찮다. 30분여 정도를 남겨두고 되돌아왔지만 불만은 없다. 욕심보다는 순리를 받아들이면서 수허고성 잠자리로 돌아왔다. 기분 좋은 반주,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두어 잔 더, 그리고 포근한 꿈나라. 아마도 꿈속에서 ‘해와 달’을 보았을 것이다. 꿈속에서 샹그릴라를 보았을 것이다.
왜 걷는가? 타지 않고, 힘들게 왜 걷는가? 고산병 고통이 도사리고 있는 곳을 왜 찾는가? 문명에 대한 어깃장인가? 괜한 객기인가? 모르겠다. 때가 되면 저도 모르게 나서는 걸음. 굳이 답을 닦달하랴.
* 1월 19일 토요일.
수허고성(자동차/케이블카)-모후핑-옥룡설산4450m지점까지 왕복트레킹-(버스)-수허고성(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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