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22:52ㆍ미얀마라오스
만들레이언덕 위에서 한참을 앉아 있기도 하고 어슬렁거리기도 하다가 내려온다. 아까 그 인도인이 또 손금을 봐 주겠다며 다가온다. 또 사양을 하고 식당 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그 인도인과 눈이 마주친다. 서로가 웃는 낯으로 고개를 끄떡인다. 국수에 계란 후라이 하나 해서 1,000짯. 어느 한 가지 반찬의 향내가 좀 어려웠을 뿐 우리네 국수와 큰 차이가 없고, 맛이 아주 좋다.
언덕을 내려오는 계단을 막 벗어나는데 저쪽에서 손짓을 하면서 반기는 사람이 있다. 언덕을 오르기 전에 만났던 오토바이 기사다. 언덕 꼭대기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라고 하는 것을 거절했더니 걸어서 올라가는 계단을 가르쳐 준 사람이다. 오토바이로 어디 어디를 구경 시켜 줄 테니까 얼마를 달라고 한다. 한두 마디 주고받다가 기다려 준 성의와 순박하게 다가오는 인간성에 끌려 흥정을 한다. 어디 어디를 거쳐 우베인 다리 해넘이까지 안내를 해 주겠단다.
산다무니 파고다, 쉐난도 파고다, 쿠도더 파고다는 언덕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도시 전체가 파고다요 사원인 것 것처럼 보인다. 이름이 ‘모모’라고 하는 기사 역시 불교신자다. 나보고도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천주교 영세를 받았고, 한동안 성당엘 다녔었기에 ‘캐톨릭’ 했더니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그래 크리스찬이라고 하니까 그러냐고 한다.
오토바이에 앉아 해자를 따라 왕궁을 한 바퀴 돈 다음 마하무니파고다로 간다. 오토바이 기사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사원이다. 사원의 기원이 2,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방글라데시 지역에 있었던 어느 왕국의 왕이 부처의 가르침에 보답하는 뜻으로 3.8m의 황동부처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불상의 이름이 Mahamuni이다. 마하무니 불상에 국민들이 붙인 금의 두께가 15Cm, 무게가 15톤이 넘으며, 국민들이 기부한 각종 보석의 값어치가 400만$을 넘는다고 한다. 지금도 두어 사람이 불상에 금을 붙이고 있다.
사원 한 쪽에 커다란 징이 있고, 그 옆으로 사람과 사자, 코끼리 모양의 청동상이 있고, 사람들이 손으로 청동상을 만지고 있다. 미얀마 사람들은 이 동상들의 눈을 만지면 눈이 좋아지고, 머리나 배가 아플 때 머리나 배를 만지면 아픈 게 낫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단다.
신자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사원 안에서 어떤 의식이 치러지고 있다. 화려하게 치장을 한 다섯 명의 어린아이들과 그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벌이는 의식의 행렬을 잠깐 따라가면서 사진도 찍으면서 구경을 하다가 시원한 절집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먹기 좋게 썰어서 봉지에 담아 파는 파인애플도 사먹는다. 여유롭고 한가로롭고 호젓하다. 이런 게 혼자서 하는 여행의 즐거움이 아닌가.
사원 안에서 두어 시간 가까이 돌아다니다가 나오니 사원입구에 앉아 기다리던 오토바이 기사가 웃으면서 일어선다. 먼지 풀풀 나는 골목을 헤집고 들어가 불상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본을 뜨고, 모형을 만들고, 두드려 무늬도 만들고 하는 진지한 모습들을 본다. 작업에 열중하면서도 사진 찍는 것을 기꺼이 허락한다. 눈길 가는 곳마다 사원이 있고 불상이 있고 탑이 있는 나라 미얀마. 이제 우베인 다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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