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23:06ㆍ미얀마라오스
1월 7일.
이른 아침 쾌변이 오늘 하루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 빵과 계란, 약간의 과일, 커피와 과일 쥬스 등 소박하게 차려진 뷔페식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하는데 밖에서 음악이 들린다. 나가 보니 자동차 도로 옆, 폭이 좀 넓은 인도에서 여자들이 카세트 음악에 맞추어 에어로빅을 하고 있다. 지도자가 있고, 열을 맞춘 상태에서 몸을 흔들어 대는 모습에서 신선한 아침 냄새가 풍긴다. 이제 버스를 타고 바강으로 간다.
버스는 끝없는 평야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달린다. 죽죽 뻗은 야자나무들이 시원시원하다. 어제는 만들레이 언덕에서 누런 들판을 내려다보았었는데, 오늘 차창 밖으로는 못자리판이 보이고 쟁기질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흥미로운 일이다.
버스는 달리고 또 달린다. 끝없을 것 같은 원시적 들판 곳곳에 마을이 있고 자동차 매연이 있고 흙먼지도 있다.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원시의 평화로움과 문명의 편리함이 동거하는 곳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이며 무엇을 바랄 것인가. 문명도 자연의 일부로 볼 때,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문명이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속 성장을 자랑하는 곳에서는 항상 조급함에서 오는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두르지 않는 발전과 자연스러운 성장. 그래, 어떤 경우건 자연스러움이 지켜지길 바란다.
바강으로 들어가기 전에 버스가 멈춰 선다. 지역 입장료 15$씩을 내고 바강으로 들어간다. Bagang에는 천 년을 넘게 견뎌온 파고다 2,227개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적이 널려 있다고 하니 거대한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셈을 치면 되겠다.
바강에는 다운타운이라고 할 중심지가 셋이다. 버스터미널은 냥우에 있고, 오래된 파고다들은 주로 Old Bagang에 집중되어 있으며, 내가 세 밤을 묵을 숙소는 New Bagang에 있다. 만들레이에서부터 타고온 장거리 노선 버스에서 내려 작은 트럭버스로 갈아탄다. 뉴 바강까지 가는 찻삯은 1,000짯.
짐을 풀고 나서 얼마 남지 않은 낮 시간 동안에 마을 곳곳을 다녀 본다. 외국인을 상대로 엽서를 파는 아이들이 서너 명씩 몰려다닌다. 모두들 한국말 한두 마디씩을 한다. 그러고 보니, 식당에서도 그렇고 운전기사들도 그렇고, 미얀마 사람들 거의 모두가 한국말 한두 마디씩을 한다. 신기해서 물어보니.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매일 본단다.
미얀마 맥주를 마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에이야와디 강 건너편으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한잔, 그리고 그 분위기 속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마침 동국대학교 봉사단 학생을 인솔하고 있는 미얀마인 교수를 만났다. 아주 값싸면서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준다. 쩨주 딘 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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