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강도보[0108]

2014. 1. 27. 23:18미얀마라오스

자, 이제 구 바강으로 간다.

아침에 오토바이 주유소에서 만났던 아가씨와의 대화 경험으로 소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용기가 생긴다. 자신만만하게 구 바강을 향하여 걷는다. 저기 관광 안내소가 있다. 들어가 보자.

 

“내일 포빠산엘 가려고 합니다.”

“60$에 택시를 탈 수 있습니다.”

“너무 비싼데요?”

‥‥‥.

‥‥‥.

 

결국 40$에 예약을 하고 예약금 5$를 치르고 나니, 더욱더 자신감이 생기고 뿌듯해진다. 내일 아침 여덟 시 반쯤에 차를 가지고 숙소로 찾아온다면서 계약서를 떼어준다. 녹차를 내놓기에 Chinese Tea냐고 물으니 미얀마 산이고, 중국 것보다 더 좋다면서 웃는다.

 

 

 

 

 

이제, 마을을 벗어나는 길이다. 햇볕은 좀 따갑지만 의욕이 넘치니 오히려 즐거울 뿐이다.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구 바강을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생김새로 보아 거의가 서양에서 온 여행자들이다. 혼자 걷는 걸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여유롭게, 즐거운 마음으로 파고다 숲을 누비며 걸어간다.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죽죽 뻗은 야자나무들과 어우러지는 파고다들은 더 많은 흥미를 끌어낸다.

 

 

 

더위도 식힐 겸 길가 난전 의자에 앉아 쉬어간다. 즉석에서 사탕수수 즙을 내려준다. 시원하고 달디 달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서 작은 과자 봉지를 덤으로 내놓는다. 과자 이름을 물으니 봉지 글씨를 가리키며 말한다. MYIN MO OO. 좀 더 가다가 젊은이에게 길을 물으니 냥우까지도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그래, 냥우까지 가자.

 

 

 

 

 

걷고 걸어도 나타나는 파고다들, 파고다가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바강에 있는 파고다들은 불교도들이 극진한 신앙심으로, 자발적인 정성으로 만든 것들이라고 한다. 사실,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유적들 거의 모두가 지배 계급이 노예나 평민들을 착취하여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파고다들을 한 번 더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본다.

 

 

멋대로 늑장을 부리며 걸었는데 어느새 쉐지공 파고다. 저기 어제 그 터미널이 보인다. 구 바강 파고다 숲이 끝나고 냥우에 온 것이다.

 

*쉐지공 파고다 : 황금모래 언덕의 파고다라는 뜻. 스리랑카에서 가지고 온 부처님 모조 치사리 4개를 코끼리 등에 얹어 네 방향으로 보내 코기리가 멈추는 곳에 치사리를 묻고 파고다를 세웠는데, 그 중 북쪽에 세워진 것이 쉐지공 파고다. 바강에 있는 많은 파고다들이 인공 벽돌로 되어 있는데 비해 쉐지공 파고다는 사암을 깎아 쌓아서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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