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22:57ㆍ미얀마라오스
마하무니 파고다에서 오토바이로 30여 분 달려 우베인 다리에 왔다.
U Bein Bridge는 따우떠만 호수를 1.2Km 정도 가로지르는 나무로 된 다리이다. 200여 년 전에, 어와 지방 책임자 우베인이라는 사람이 폐허가 된 궁전에서 자재를 가져다가, 1,086개의 티크나무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호수 위에 배를 띄워 놓고 보는 일몰 풍경이 환상적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해가 넘어가기까지 한 시간 이상이 남았다. 오토바이 기사가 나무 밑에 오토바이를 세우면서 마음껏 놀다 오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 수영을 하는 아이들, 물속에 들어서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다리 위를 오가는 사람들이 호수와 다리와 푸른 하늘과 어울려 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우선 다리를 건너가 보자. 저마다 사진기를 든 관광객들이 쉴 새 없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는 한국 사람들도 눈에 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호수를 바라본다. 바람이 시원하다.
다리 건너에도 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있고, 조금 더 들어가니 초등학교가 보인다. 작은 시골 학교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 뭘 열심히 쓰고 있는 아이들, 수학 문제를 푸느라고 골몰하는 아이들, 이리저리 내달리며 장난을 치는 아이들‥‥‥. 철없는 저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닐까. 교실 가까이 다가서는데 마침 한 교사가 마주 걸어온다. 인사를 하고,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으니 좋다고 한다. 허락을 받고 사진도 한 장 찍는다.
이제 서서히 앉을 자리를 찾아보자. 그래 저기 물가가 좋겠다. 한국에서와 같이 물가 좋은 자리에 술과 음료를 파는 가게가 있다.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야자나무 잎으로 지붕을 이은 것이 제법 운치 있어 보인다. 당연히 미얀마 맥주를 한 병 시켜 놓고, 푹 눌러 앉는다. 맥주를 한 모금 한 모금 혀로 굴려 씹으면서 해가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역시!
벌써부터 하나의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해는 서서히 물 건너 마을의 지붕과 나뭇잎가지를 향하여 떨어지기 시작한다. 붉은 기운을 긴 덩어리로 받은 물결이 불그스레하게 출렁거린다. 물무늬뿐만 아니라 물결 위 허공까지 붉게 물들이면서 은은하지만 강렬한 잔치가 한 동안 계속된다. 그러다가 서서히 붉은 기운은 빠지고, 멀리에서부터 어둠이 밀려온다. 점점 좁아지던 빛의 세계는 완전히 어둠 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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