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22:42ㆍ미얀마라오스
6일 새벽 다섯 시 반에 만들레이에 도착하였다.
만들레이는 미얀마 제2의 도시로 문화와 종교의 중심지라고 불린다.
오늘 저녁 묵기로 한 숙소에 짐을 맡기고, 빵 한 쪽에 귤 하나, 그리고 더운 물에 불린 누룽지 한 컵으로 요기를 하면서 오늘 하루를 구상한다. ‘혼자서’, ‘걸어서’를 제1원칙으로 한다.
오전에는 만들레이 언덕까지 간다. 숙소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어 언덕 입구에 닿았다. 출근 시간 도로에는 자동차와 더 많은 수의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와 트럭 등이 넘쳐난다. 포장 안 된 도로가 더 많고, 도시 전체가 먼지 구덩이 같다. 길도 물을 겸, 찻집같이 보이는 곳에 들러 커피를 한잔 한다. 간단한 차[러펫예]에 빵 등으로 아침 요기를 하는 사람들이 꽤나 앉아 있다. 가르쳐 주는 대로 왕궁을 돌아 만들레이 언덕으로 간다. 1857년에 지어졌다는 만들레이 왕궁의 크기와 성벽의 예스런 모습과 해자에 비치는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성벽의 한 변 길이가 3Km라고 한다. 1942년부터 영국과 인도와 일본 사이에 전쟁이 이어지던 중 1945년에 일본이 왕궁에 불을 질러 거의 모든 목조 건물이 불에 탔고, 최근에 복구 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단다.
만들레이 언덕 입구에 왔다. 정상까지 택시나 오토바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1,729개의 계단을 맨발로 밟아 오르는 길을 택한다. 계단 양옆으로 꽃과 기념품, 먹을거리 등을 파는 상인들이 있고, 중간 중간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꽃 한 송이 사서 드리고 간다. 인도에서 왔다는 점쟁이인 듯한 사람이 자꾸만 손금을 봐 주겠다고 하는 것을 끝까지 사양한다.
해발 236미터 언덕에 오르니 만들레이 시내 전부를 비롯하여 사방 너른 들판이 다 내려다보이고, 저기에 에이야와디 강이 보인다. 2,500여 년 전에 부처가 이곳에 와서 만들레이 시내 쪽을 가리키면서 2,400년 후에 대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언덕 위에 지어진 사원 안 부처님 앞에 앉아 지나가는 청년들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싱가포르에서 왔다던가, 재미있게 웃으면서 자신의 사진기에도 한 컷 담아간다. 와 이렇게 시원할 수가 있나. 사방이 확 트이는 만큼 가슴속이 훤해지고 뿌듯해진다. 한국의 가을처럼 느껴지는 따가운 햇볕과 시원한 바람과 내려다보이는 황금 들판, 그리고, 한국에서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명 단풍이 든 나뭇잎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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