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6. 21:35ㆍMRF
태백 황지못에서 부산 다대포까지 낙동강 천삼백 리.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 강가에 커다란 돌이 세워져 있다.
"낙동강 칠백 리 이곳에서 시작되다"
문경 쪽에서 흘러드는 영강과 만나 비로소 강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던가.
돌 옆에 서서 꽤 너른 폭으로 느릿느릿 묵직하게 흐르는 물을 바라다본다.
- 낙동강의 유래
낙동강은 영남의 젖줄이자 빛나는 문화를 일궈낸 큰 강이다.태백의 황지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수 천 산자락을 굽돌고 수 만 가닥의 하천과 어울려 온 이곳 상낙(上洛) 상주의 동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다운 모습을 갖추었다. 상낙은 상주의 옛 이름이요 낙동강은 그 동쪽에 흐르는 강이란 뜻을이준(李埈)의 낙동범월시서(洛東泛月詩序)와 택리지 또 연려실기술에 전하고 있다. 흐르는 물길이 오백이십 킬로미터 천삼백 리에 이르되 칠백 리 낙동강 본류의 시작은 이곳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임을 밝히고 새 시대 번영의 물길이 이어지는 기원을 담아 여기에 표지석을 세운다. 이천칠년 십일월 일일 상주시장
마을은 강가 산기슭에 안겨 있고, 머리에 십자가를 이고 있는 붉은 색 건물이 퇴강성당이다.
퇴강성당은 상주지역 최초의 성당이며, 성당 건물은 도지정문화재자료 520호라고 한다.
길은 마을을 지나 마리산으로 올라간다.
무더기무더기 조팝꽃이 하얗고, 산 복숭아 분홍 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고, 돌배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다.
버드나무 연록 빛이 가물가물하고 두릅나무도 삐죽이 새순을 내밀고 있다.
퇴옹바위에 이어 매호바위 그리고 마리산 정상이다.
산 아래 마을에 퇴옹 매호 매중 삼형제가 있었단다.
노모는 말썽꾸러기 삼형제를 도사에게 부탁했다.
도사는 끝내 말을 안 듣는 삼형제를 바위로 만들어버렸다.
음성 수레의산에 있는 상여바위에 얽힌 이야기와 비슷하다.
어미가 죽은 후에 노스님이 불효자를 상여와 함께 바위로 만들었다는.
산 아래 매호리에 풍양 조씨 집성촌이 있다.
승지 벼슬을 지낸 이제 조우인이 낙향했을 때 인조 임금이 이 지역을 국록으로 하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산 이름을 국사봉이라고 했고, 최근에 마리산이라는 이름이 새로이 붙었다.
예전에 이곳에서 말이 뛰어 놀았다는 전설과 놋쇠로 만든 말의 동상이 있었다고 한다.
작지만 가파른 산길 그리고 강을 향해 죽 뻗어 내린 산줄기에 이어 강둑길.
낙동강 칠백 리 표지석 앞에 다시 와서 걸음을 접는다.
2014년 4월 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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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 MRF 이야기길 1 낙동강 칠백리길(9.2㎞)
낙동강칠백리표지석 – 퇴강성당 – 원탁바위 – 퇴옹바위 – 매호바위 – 마리산 정상 – 매중바위 – 조우인문학비 – 어풍비 – 낙동강칠백리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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