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0. 21:57ㆍMRF
마음으로 걷지 말고
닿는 대로 흘러라.
마음속으로 거리를 따지고 시간을 따지다 보면
조급해질 수 있고, 서두를 수도 있고, 꾀가 날 수도 있다.
그저 두리번거리며 어슬렁거리면서 실컷 즐길 일이다.
2014년 3월 30일
상주 북천시민공원
물소리가 시원하고 경쾌하며
강둑길엔 환한 벚꽃이 죽 이어진다.
물길을 거슬러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원앙 천둥오리 들이 물 위에 떠다니고
두루미도 가끔씩 날갯짓을 한다.
버들가지엔 푸른 기운이 뚜렷하고
개나리는 볕을 받아 샛노랗게 눈을 부신다.
겨울이 녹아 보태져 냇물은 불어 있고
바람결은 풋풋하기 그지없다.
이제 내를 버리고 더 작은 골짜기를 파고들어 산으로 간다.
여기저기 무더기무더기 진달래가 진달래스런 수줍음으로 다소곳하다.
석장승의 안내를 받아 남장사로 간다.
신라 때 지어졌다는 노악산남장사는
산 북쪽에 있는 북장사와 갑장산에 있는 갑장사와 함께
상주 지방의 대표적인 고찰로 알려져 있다.
고즈넉하기 그지없어 아무 생각 없이 서성이는데
빨간 동백이 하얀 목련과 어울려 눈길을 끌어당긴다.
나뭇가지 사이로 훤한 저쪽이 고갯길일 것이다.
관음선원 옆으로 고개를 넘어 연수암엘 들렀다가 마을길로 들어선다.
연원리 마을들이 이어진다.
마을마다 오래된 느티나무가 보인다.
금줄이 둘러 있고 보호수임을 알리는 푯돌이 있고
마을 사람들이 앉아 쉴 자리가 있는 느티나무들.
그리고 감나무들.
밭에도 집 앞에도 집 뒤에도 마을 어디에도 감나무들.
고목에서부터 갓 심어진 어린 나무들까지
상주곶감의 명성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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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 MRF 이야기길 13 천년길(16Km)
북천시민공원 – 연원교 – 서보다리 – 너라골 동네 – 남장교 – 남장사 – 연수암 – 사치미구 – 구서원 – 연원교 - 북천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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