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3. 20:56ㆍMRF
상주 비봉산 앞을 흐르는 낙동강에 섬이 하나 있다. 오리알 섬이라고도 하는 경천섬이다. 아득한 옛날 이 섬에 천 년 묵은 금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쏘가리만 먹고 사는 금개구리는 하루에 한 번씩만 모습을 나나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면, 새는 봉황이 되고 뱀은 용이 된다고 하였다. 한 마리의 학과 한 마리의 뱀이 동시에 금개구리를 발견하고 서로 먼저 잡아먹으려고 싸우는 사이 금개구리는 앞쪽 산으로 도망을 간다. 둘은 싸움을 멈추고 산으로 간다. 산꼭대기 바위 밑에 숨어 있는 금개구리를 학이 먼저 찾아 잡아먹고 봉황이 되어 날아갔다. 뱀은 눈물을 흘리면서 강으로 내려오다가 이무기바위로 변하였다.
학이 금개구리를 잡아먹고 봉황이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각지에 있는 학은 물론 꿩, 오리 등 온갖 새들이 이 섬으로 날아들었다. 새들의 천국이 된 섬에서는 산란철이 되면 서로 둥지를 차지하려는 싸움이 벌어지고, 학의 둥지에서 꿩의 병아리가 나오고 오리새끼가 나오고 하였다. 이 때, 남의 둥지에서 태어나 외톨이가 되는 새끼들을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불렀다.
2014년 5월 23일. 경천대 입구엔 공사판이 한창이다. 자전거박물관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경천교를 건넌다. 회상나루의 흔적은 글씨를 새겨 세운 돌에 남아 있지만, 부잣집 외동딸과 머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전해주던 신발바위는 상주보가 건설되면서 물속에 잠겨버렸다. 시원한 하늘과 시원한 강물과 시원한 숲, 산길이 좋고 좋다. 호젓하게 세상 급할 일 없이 그 속으로 스며든다.
* 상주 MRF 이야기길 3 낙동강길(10.8㎞)
경천대-양수장-경천교-동봉 입구-고갯마루-비봉산-청용사-상도 촬영장-경처교-경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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