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2. 19:17ㆍ강원
아침나절에 잠깐 밭을 갈다 보면 해가 질 정도로 깊고 험한 산골
아침 한나절이면 다 갈 수 있는 좁은 땅뙈기
그래서 아침가리란다
조경동(朝耕-)이란 이름은 공식 문서에 반드시
한자를 사용하던 시절에 붙은 이름일 것이다
2019년 7월 22일
방동약수터에서 똑 쏘는 약수 한 모금 하고
꼬부랑고개를 넘어 아침가리를 찾아가다
분교가 있었을 만큼 꽤 여러 집이 있었다는
마을 자리 입구에 무인 판매점이 있다
음료수 캔맥주가 고무 통 물에 둥둥 떠 있고
산나물 약초 뿌리 등이 진열 돼 있고 인적은 없다
물소리 시원한 아침가리 계곡으로 들어서다
와
여기가 별천지가 아니라면 어디란 말인가
이 험한 산속에 어찌 저리 큰 냇물이 있고
어쩌면 저리 기운차게 흐른단 말인가
고요히 흐르는 물도 하얗게 부서지는 물도
어쩌면 저리 기운차고 깨끗하단 말인가
온통 푸른 산빛 맑은 하늘빛 하얀 구름빛까지도
어쩌면 저렇게 맑고 깨끗하단 말인가
천연의 모습이고 원시의 모습인가
어쩔 수 없이 물을 건너야 하는 곳마다
주저 없이 옷을 벗는다 열 번도 더 넘게
누구 보는 사람도 없지만
맑고 맑은 물빛에 이끌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물이 되는 것이다
물이 되고 산이 되고 풀이 되고 나무가 되어 나를 잊는다
오늘 하루 강원도 깊고 깊은 산속
깊은 골짜기를 따라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흐르다
그러다가 한 번 바위틈에 웅크리고 있는
무지하게 큰 독사를 만나 혼비백산 꿈을 깨다
- 육구만달:
잎줄기가 여섯인 산삼을 이르는 심마니 은어
여간해서 만나기가 어려운 신비로운 명약이란다
300여 년 전 어느 심마니가 육구만달을 발견했다
삼을 캐낸 자리에서 갑자기 물이 치솟았고
그대로 약수가 되어 지금껏 퐁퐁 솟아나고 있으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았는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약수다
- 삼둔 사가리:
방태산 기슭에 있는 일곱 군데 오지로
옛날에 난리를 피해 편히 살 수 있다고 했다
둔은 산속에 숨은 작은 언덕을 뜻하는 말이며
산 남쪽 홍천군 내면 내린천을 따라 있는
살둔 월둔 달둔이 삼둔이다
가리는 작은 경작지를 뜻하는 말로
산 북쪽 인제군 기린면 방태천을 따라 있는
아침가리 연가리 명지가리가 적가리가 사가리다
곁가리까지 하면 오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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