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죽도
2019. 9. 20. 20:47ㆍ섬
2019년 9월 20 일.
홍성군 남당항에서 빤히 바라다보이는 곳. 뱃길로 딱 10분 거리에 있는 섬, 죽도를 걷다.
충주 호암지 둘레보다는 좀 더 될라나? 거센 걷기 열풍이 이 자그마한 섬에도 불어와, 해안가로 길을 내고, 나무 데크를 만들고, 전망대를 세워 놓았다.
손가락 끝, 저기에 길게 떠 있는 것이 안면도, 저게 보령발전소. 그러니까 남당항과 안면도 사이, 중간쯤 되는 곳, 천수만 바다 위에 죽도가 떠 있고, 둘레길이 생겼고, 정기 여객선이 다니고,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홍성군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섬. 모두 열 가구는 될까? 마을에서 살다가 생을 마쳤을 사람들의 무덤들이 작은 섬 산죽 숲 여기저기에 아늑하게 안겨 있다.
잠깐 산책 좀 하는 기분으로 어슬렁거리면서, 바닷바람을 즐기고, 초가을빛 머금은 풀빛을 바라보다. 물빠진 갯벌도 거닐어 보고, 독살 주변을 맴돌기도 하다. 흔들거리는 풀잎들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동남아시아나 어느 낯선 곳에서 만났었던 초목을 그려 보니, 메말랐던 가슴이 잠깐 촉촉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