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성길[여주]

2021. 12. 30. 17:13경기







"여주 파사성은 남한강 동쪽에 있는 해발 230.4m의 파사산 꼭대기에 돌로 쌓은 성이다. 이곳은 한강의 수상 교통과 중부 내륙의 육상 교통을 통제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서 이포대교 주변의 넓은 한강 유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성의 둘레는 1,800m이고..."

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여주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을 걷는다. 이포대교 옆, 당남리섬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현수교를 건너고, 산으로 들어서서 파사성을 한 바퀴 돌고, 수호사-신내천-느네마을을 지나고, 나즈막한 산등성이 잠깐만에 처음 그 자리로 오는 길. 길을 살짝 덮은 정도이지만, 하얀 눈길이다.

산성은, 신라 파사왕 때(80~112) 쌓았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당시 이 지역은 백제 영역이었기에, 비슷한 이름 때문에 잘못 전해지는 것이라고 하며, 유물이나 성벽을 쌓은 방식, 성문 형태 등으로 미루어 6세기 중엽 신라가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면서 쌓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다시 쌓았다고 하며, 지금 남아 있는 성벽 대부분은 조선시대에 쌓은 것이라고 한다. 아직도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성안에는 자잘하게 조각난 기왓장들을 모아 담벼락처럼 쌓아 놓은 작은 무더기가 있고, 질그릇, 사기그릇 조각들도 보인다. 성안에서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등 여러 시기의 건물터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산성에서 내려다보는 남한강 풍경이 그림이다. 길게 구불거리는 물줄기와 시원하게 펼쳐지는 들판에 겨울 햇빛이 반짝거리는 풍경. 한참을 서성이다가 내려온다. 사적 제251호.

산성 꼭대기에서 200m 거리 산기슭에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입상'이 있고, 마애불 옆 바위틈에 '마애약수'가 있다. 뱃속까지 시원한 약수를 외면 할 수가 있으랴. 한 바가지 떠서 꿀꺽꿀꺽 들이킨다.

산성 아래에 마을들이 있고, 내가 있고, 들이 있다. 산길, 들길, 냇가 길, 마을길이 이어진다. 각각의 정취가 듬뿍 듬뿍 배어 있는 길이다. 두리번두리번,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천서리막국수. 오래전에, 충주에서 그 맛에 홀딱 반한 일이 있었다. 천서리가 고향이라던 사람이 고향에서 먹던 방식으로 만들었다면서 내놓던 막국수. 정말 맛있었는데.. 지금, 여기, 산성 아래에 천서리막국수 촌이 있다. 천(신내천)의 서쪽에 있는 마을이라서 천서리(川西里)란다. 충주에서 처음 맛을 본 후에, 본고장에 와서 다시 맛을 본 적이 몇 번 있었지만, 번번이 처음만 못했고, 오늘은 그때와 또 다른 맛이다. 왜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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