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주상절리길[포천]
2021. 9. 30. 23:42ㆍ경기
주상절리는 '기둥 모양의 돌틈'이란 뜻으로 암석이나 지층에서 나타나는 기둥 모양의 평행한 틈(절리)입니다. 주로 용암이 분출되어 굳어진 화산암 지역에서 많이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뜨거운 용암이 분출하여 식을 때 부피가 줄어들면서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단면이 6각형 모양을 이루며, 용암이 식는 환경에 따라 4~8각의 다양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이나 제주도 해안 등에서 잘 발달되며, 내륙에서는 한탄강이 대표적인 주상절리 지역입니다. 절리는 형태에 따라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외에 땅과 수평을 이루는 편상절리, 부채꼴 모양의 방사형절리 등이 있습니다. 하식동굴은 하천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지는 동굴로서 절리나 침식에 약한 부분이 깍여 나가면서 만들어집니다. 비둘기낭 하식동굴은 한탄강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침식이 계속 이루어지면서 동굴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비둘기낭폭포 앞에 있는 설명문 전문/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에는 맑은 물이 파랗게 고여 있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이지 않는다. 장맛비처럼 많은 비가 내릴 때만 폭포인 셈이다.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한탄강주상절리길을 걷다. 비둘기낭폭포에서 100m 거리에 있는 한탄강하늘다리를 기준으로 아래쪽에 구라이길(1코스)과 가마소길(2코스)이, 위쪽에 벼룻길(3코스)과 멍우리길(4코스)이 깊은 협곡을 흐르는 강물 양옆 깎아지른 벼랑에 걸려 있다.
먼저, 벼룻길로 들어서다. 협곡 벼랑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우거진 숲길이다. 숲 사이로 언뜻언뜻 물가 바위 벼랑이 내려다보이고,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바위 벼랑은 거의가 주상절리다. 강으로 흘러드는 골짜기들에도 주상절리. 훌륭한 볼거리이고, 그래서 주상절리길 이름이 붙은 셈이다.
6Km 벼루길 끝에서 아무리 기웃거려도 물가로 내려설 도리가 없고, 물을 건널 수도 없을 것 같다. 건너편에 걸려 있는 멍우리길을 바라보면서 길을 되짚는다. 중간쯤에서, 오면서 보아둔 길을 찾아 강바닥으로 내려서 징검다리를 건넌다. 물살이 빠르고, 물소리가 기운차다. 어질어질, 두근두근,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 발짝 한 발짝에 집중한다. 강가 돌길을 잠깐 걸으면서 주상절리 바위 벼랑을 가까이에서 살펴본다. 풀숲에 싸인 길을 찾아 멍우리길로 올라서다. 벼룻길에 비해 사람 발길이 드문 듯하다. 저쪽에서처럼 알밤을 주어 껍질을 퉤퉤 뱉어내고 오도독거리다. 하늘다리를 얼마 안 남긴 곳에서 10여 분 길을 헤매다.
가마소길로, 들어설까 말까, 망설이다가 하늘다리를 건너 비둘기낭폭포 앞 주차장으로. 그래, 재인폭포를 보러 가자. 연천이면 여기서 이웃이 아닌가.
재인폭포 또한 한탄강 유역이고, 주상절리 지역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이 흐르는 철원-포천-연천.
비둘기낭폭포에서 보지 못한 폭포수를 재인폭포에서 본다. 하얗게 떨어져서 파랗게 고이는 맑디맑은 물과 폭포를 둘러싼 주상절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울 바닥은 출입 금지. 출렁다리 위에서, 주변 산책로에서, 전망대에서 폭포를 본다. 소리 없이 빛으로만 다가오는 몸짓.
폭포 앞에 재인폭포 전설을 적은 안내판이 있다.
옛날에 폭포 인근 마을에 금슬 좋은 광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광대 아내의 미색에 흑심을 품은 고을 원님이 광대에게 폭포 위에서 줄을 타라고 시켰다. 광대가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고 나서 원님의 수청을 들게 된 광대 아내는 원님의 코를 물어 주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후로 재인폭포라 했고, 마을 이름은 '코를 문 이'가 산 마을이라 해서 '코문리'라고 했고, 지금은 '고문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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