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
2020. 10. 24. 20:48ㆍ경기
2020년 10월 24일 토요일. 서울에 왔다. 희제와 함께 목멱산이라는 옛 이름을 가진 남산에 오른다. 인왕산-북악산-낙산-남산(목멱산)으로 이어지는 옛 한양 성곽을 눈으로 밟아 본다. 두 발로 한 바퀴 걸어 본 적이 있지. 저기, 옛 왕궁 다섯이 이웃해 있는 곳, 북악산 아래에 대통령의 집, 청와대가 보인다. 500년 조선왕조의 도성을 한눈으로 내려다본다. 참 좁다는 생각을 한다. 저 안에서 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거지.
내려오는 길에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동상, 대통령 박정희 이름이 새겨진 푯돌을 보면서 묘한 생각을 한다.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과 민족을 탄압하는 군대의 군인이었던 사람. 그 군인은 독립된 나라에서도 군인이 되었고,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18년 동안 독재 정치를 하다가 측근에게 암살되었다. 내막이야 어떻든 경제개발이란 공이 있어지금까지도 추앙을 받고 있지만, 무지막지하게 인권을 짓밟았던 일들로 원망 또한 크게 받는 사람. 몇 발짝 옮기니, 바로 남대문(숭례문)이고, 서울로7017로 이어진다.
서울로 7017. 1970년 준공된 서울역고가도로가 2017년 시민의 휴식 공간이자 산책로로 재탄생한 것이다. 자동차가 다니던 고가도로에 대형 화분들을 배치하여 나무와 풀을 심었다. 소나무, 잣나무, 눈향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장미, 측백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오죽, 조릿대,돌단풍, 억새 패랭이, 술패랭이, 옥잠화, 비비추, 수련, 접시꽃, ...... 다양하다. 번잡한 도회지 한 복판에 얕이 떠 있는 산책로.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긴 사람을 칭찬하는 말을 주고 받는다. 이제 남대문시장으로 간다.
남산 아래 남대문이고, 남대문 옆에 남대문시장이다. 서울로7017에서 내려서면서 바로 시장으로 들어선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그런대로 시장 분위기가 살아 있다. 좀 나아지는 중이라고 한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곳.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이 많이 있는 곳. 외면할 수 없어 몇 가지를 고른다. 정말로 헐하고 좋은 품질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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