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자길[원주]

2022. 1. 27. 20:02원주굽이길








2022년 1월 27일 목요일. 원주시 문막읍 반계초등학교 앞. '원주굽이길' 중 '반계리은행나무길'과 '황효자길'이 잠깐 만나는 곳이다. 일주일 전에 보았던 그 안내판 지도를 다시 살핀다.

'황효자길'을 걷기로 했다. 그때도 '황효자길'을 생각했었지만, 한심하게도 길을 헤매다가 생각을 바꾸어 '반계리은행나무길'을 한 바퀴 돌았었다. 길을 안내하는 리본과 이정표만을 믿고, 지도를 건성으로 읽은 탓이었다.

그간 집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지도를 꼼꼼히 살펴 보았고, 그때 길이 어긋났던 지점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되새기고 왔다. 초등학교 앞 안내판 지도를 보면서 그 지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원심천과 섬강이 만나는 곳이 그곳이다. 제방 길에서 냇바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어귀에 '원주굽이길' 리본이 보인다. 손가락 굵기 금속 막대기가 길가에 꽂혀 있고, 거기에 매달려 있다. 그때, 왜 이걸 놓쳤을까. 그런데, 가만 보니, 금속 막대기도, 리본도 때가 묻지 않은, 아주 새것이다. 더 아래에 있는 리본과 비교해 보니,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발걸음이 가볍다.

징검다리를 건너 올라선 섬강 제방은, 너른 들판을 옆에 끼고 간다. 강폭도 넓고, 하늘도 넓다. 길은 터둔지(대둔리) 마을을 지나 산골짝으로 파고든다.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구불구불 반계저수지로 이어진다. 저수지에 산책용 다리가 놓였고, 두껍게 언 얼음판에 구멍을 뚫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얼지 않은 물 위에선 겨울 철새들이 떠다닌다. 골무내기에 '하늘이 낸 효자'였다는 황무진의 위패를 모신 충효사가 있고, 벌무내기에서 42번 국도 밑을 통과한 길은 좁은 도로를 건너 작은 산기슭을 살짝 건드리고 나서 처음 그 자리로 간다.

일주일 전 그날은 대한이었고, 대한 추위가 살짝 있었는데, 오늘은 푸근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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