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8. 21:37ㆍ충청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 단양천이 흐르는 계곡에 단양팔경 여덟 중 셋이 있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이다. 상선암 위쪽에는 특선암이 있고, 하선암 아래쪽에는 소선암이 있으니, 선암이 다섯이다. 신선들의 놀이터요, 신선들이 노니는 바위다.
선경이라 할 만큼 빼어난 경치이기에 예로부터 사람들이 찾아와 풍류를 즐기고, 곳곳에 이름을 붙이고, 바위에 글씨를 새기고, 시문을 지어 남겼다.
여기에도 걷기 열풍이 불어 와 둘레길이 생겼고, '선암골생태유람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느림보유람길' 넷 중 하나이고, 길은 단양천 물가 숲속으로 이어진다.
2022년 9월 28일 수요일. 소선암 주창에서 걸음을 뗀다. 다리 건너에 오토캠핑장이 있고, 두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갈라지는 길은 숲길이다. 자연휴양림을 지나고,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을 지나고, 특선암을 지나쳤다가 되돌아온다. 23.77Km.
처음부터 끝까지 물이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물을 따라 흘러 내려온다.
물은 어쩌면 저리 맑은 것인가. 빛깔도 소리도 어쩜 저리 맑을 수가 있단 말인가. 물은 바위와 뒤엉켜 흐른다. 바위를 타고 넘기도 하고, 바위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바위에 갇혀 고이는 곳에선 티 하나 없는 옥빛으로 나그네을 발길을 붙들기도 한다.
바위는 냇바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가에도, 산허리에도 날아갈듯 박혀 있다. 바위는 그냥 허옇기만 한 게 아니다. 소나무도 기르고, 풀꽃도 기르고, 무슨 나무, 무슨 풀도 기르고, 햇볕도 받고, 바람에 얼굴도 씻는다.
오늘 선암계곡 햇볕은 가을볕이고, 가을바람이고, 산빛, 물빛도 가을빛이다. 가을빛에 젖은 나그네 몸도 마음도 가을빛이다.
'충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충주 서운리임도] (1) | 2022.12.26 |
---|---|
성금말금[단양] (0) | 2022.11.03 |
도락산[단양] (0) | 2022.09.22 |
좋다[속리산 묘봉] (0) | 2022.09.14 |
송학산[제천] (0) | 2022.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