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면 산수유[구례]

2023. 3. 14. 22:40전라

2023년 3월 14일 화요일.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산위 마을, 노랗게 꽃을 피운 산수유나무 숲속을 헤집다.

노랗게 피어나는 산수유꽃이 바다를 이루어, 위로, 아래로, 이쪽으로, 저쪽으로, 마구 번지고 있다. 나그네 가슴도 노랗게 물이 들다. 한참만에 정신을 차리고, 계척 마을 할머니 나무를 찾아간다.

산수유 시목 할머니 나무

산수유 시목: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나무이고, 1,000여 년 전에 중국 산동성에서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구례군 산동면 계척 마을에 있다. 이웃, 달전 마을에 있는 할아버지 나무와 더불어 할머니 나무라고 한다.

맨 오른쭉이 할아버지 나무

계척 마을에서 할머니 나무를 뵙고, 달전 마을 할아버지 나무를 찾아간다.  달전 마을 할머니께  길을 여쭈니, 길을 설명하시면서, 진짜 할아버지나무는 오래전에 죽었고, 그 아들 나무를 모시고 있다, 고 하신다. 안내판을 보니, 1982. 12. 3. 보호수 지정. 수령 300년. 높이 6m. 둘레 0.5m. 관리자: 마을 이장.

달전 마을 위쪽에 수락폭포가 있다고 하니, 그냥 갈 수가 없다. 어제는 불일폭포, 오늘은 수락폭포. 좋다.

수락폭포
수락폭포 앞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수락폭포: 높이 15m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이고, 신경통, 근육통, 산후통에 좋다는 소문으로 수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 연구 결과,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산소 음이온 농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다. 민간 치료 장소가 과학적 근거를 갖추게 된 것이고, '물맞이폭포'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곳은 또한, 동편제 판소리 대가 송만갑 선생이 득음을 위해 수련하던 곳이고, 지금도 예비 명창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폭포 앞 바위에 분재처럼 올라앉은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산위 마을에서 계척으로, 달전으로 가는 내내 마을마다, 산기슭마다, 이쪽에서, 저쪽에서, 안개처럼 피어나는 노란 기운을 보다. 산동면 전체가 노란 산수유꽃으로 덮여 있는 것을 본다. 중국 '산동'성에서 산수유를 갖다 심었다는 구례군 '산동'면이다.

마을마다 집집이 돌담이고, 돌담과 노란 산수유꽃이 어울리는 분위기가 그윽하다. 돌담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걷는다. 어디서 저 많은 돌을 주워 왔을까. 주변에 널려 있는 돌들을 틈틈이 모아 쌓은 것일까. 허물어진 돌담을 두른 낡은 집도 보이고, 돌담 두른 텃밭이 보이고, 돌담을 치운 신식 건물도 보인다.

이웃인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 강가 마을에서 매화꽃이 하얗게 바다를 이루고 있는 시기에, 여기 구례군 산동면에선 산수유꽃이 노란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제, 화엄사로 간다.  산수유꽃 노란 바다 물결에 실려서 간다.

화엄사 각황전 앞 홍매화
화엄사 일주문 안쪽 홍매화
일주문 안쪽 홍매화. 반대편에서.

통도사, 선암사, 백양사, 금산사 등 오래된 사찰에 있는 홍매화는 예전부터 유명하거니와, 오늘은, 구례 화엄사 홍매화를 본다. 일주문 안쪽에 한 그루, 각황전 앞에 한 그루가 꽃을 활짝 피웠다. 마침 '구례 화엄사 홍매화 축제' 기간이라고 한다. 날씨가 화창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다. 어설픈 솜씨로 한 컷씩 하고서 구층암 쪽으로 '들매화'를 찾아간다.

화엄사 들매화

화엄사 들매화: 화엄사 구층암 뒤쪽, 길상암(의상암) 앞쪽에 있다. 안내판에는 '화엄사 매화'란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나 짐승의 배설물에 섞인 씨앗에서 싹이 터서 자란 것으로 짐작한다고 한다. '개량종 매화보다 꽃이 작고, 듬성듬성 피지만, 단아한 기품과 짙은 향기는 개량종 매화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하며, 토종 매화 연구에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고 한다. 수령 450년 이상으로 추정햐며, 천연기념물 제485호.

화엄사 앞 산채비빔밥이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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