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6. 22:06ㆍ충청
하늘 아래 편안한 땅.
충청남도 천안시, '천안'을 이렇게 말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와서 지세를 살핀 후에, '이곳이 편안하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라고 하면서 내린 지명이라고 한다.
태조 왕건은 서기 930년에 이곳, 태조산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고, 군사 요충지라고 판단하여 천안도독부를 두었다고 한다. '태조산'이라는 이름은 물론이고, 왕자산, 장태산, 유왕골, 유려왕산, 유량동 등 주변 지명이 모두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2023년 12월 6일 수요일. 우중충한 날씨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다. 태조산 한쪽 기슭에 자리한 각원사 마당에서 주위를 살피다가 지나가는 스님께 산길을 여쭙는다. 저쪽 아미타불 옆에 길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미타불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청동 좌불로 높이가 15m에 이른다고 한다. 부처님 주위를 서성이며 올려다보고, 둘러본다. 마당 귀퉁이에서 산으로 오르는 길을 찾아 들어선다.
가파른 오르막 잠깐만에 올라선 산등성이에 이정표가 있다. 왼쪽으로 가면 성거산, 오른쪽으로 가면 태조산이란다.
산길이 아주 잘 나 있어 발길이 여유롭다. 올려 보고, 옆을 보고, 앞을 보고, 발밑을 보고, 멀리도 본다. 저 건너 가까이에 성거산이 부연 연기 속에서 뚜렷하다.
작은 봉우리 두엇을 오르내린 끝에 올라선 태조산 마루에 안내판이 있다. 올라오는 길을 따라 토막토막 이어지는 태조 왕건 이야기도 있다. 후백제를 상대로 한 전쟁, 전투에서 끝내 이기는 이야기들이다. 전망대 정자에 올라 물 한 모금 하고 간다.
태조봉을 지나 좀 더 가다가 첫 번째 봉우리에서 되돌아선다. 다시 태조봉, 형제봉을 지난 갈림길에서 출렁다리 쪽으로 길을 잡는다. 대머리봉에서는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태극기 부대가 떠오르는가.
천호저수지 쪽 풍경을 바라보면서 쉬었다 간다. 출렁다리는 자동차도로 위에 걸려 있다.
다시 각원사. 반백 년이 채 안 되는 역사를 가진 절의 규모가 꽤 큰 편이다. 아미타불 앞에 한 사람이 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 경건함을 본다.
절집 바깥마당에서 자동차에 오르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진다. 잔뜩 찌푸리더니 기어코.
각원사-유왕골고개-형제봉-태조봉-○-태조봉-형제봉-○-대머리봉-출렁다리-각원사. 12.9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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