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주와 은행나무[면천, 아미산-몽산]

2024. 11. 1. 22:57충청

- 고려 왕조 개국공신 복지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병에 걸려 식읍인 면천에서 요양을 하고 있었다. 어떤 약을 써도 효험이 없자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가 백일기도 끝에 산신령의 계시를 받았다. "뜰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아미산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과 함께 술을 빚어 백일 후에 드려라. 정성을 다 하여라." 그렇게 했더니 병이 씻은 듯 나았다.

면천 은행나무
은행나무 밑동

면천 은행나무이고, 면천 두견주이다. 1,100여 살 두 그루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제551호, 2016년 9월)이고, 두견주는 문배주, 경주 법주와 함께 3대 민속주로 꼽히고 있다.

쩝. 입맛을 다신다. 안동소주, 전주 이강주, 함양 솔송주, 태인 죽력고, 고령 스므주, 김천 과하주, 한산 소곡주, 부산 금정산 막걸리, 충주 청명주, ... 내로라하는 맛과 멋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름들을 뇌어본다. 혀에 착 감기면서 입 안을 가득 채우고, 온몸으로 번지는두견주 은은한 향을 빼놓을 수가 있으랴.

면천 회화나무

은행나무에서 작은 마당 건너에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1982년 10월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 270년)

2024년 11월 첫날. 금요일이다.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 아미산(349.5)에 올랐다. 멀리서 보면 미인의 눈썹처럼 보인다고 한다. 당진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사방이 훤하다.

산등성이 길가 나무에 걸린 빗자루

구불구불 산등성이를 오르락내리락 몽산으로 간다. 이따금 길가 나무에 빗자루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

몽산 산성길
몽산 산성길 장승

면천의 진산이라는 몽산에 산성이 있다. 흙과 돌 혼축 산성이란다. 치소 자리와 망루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여덟 자리에 안내판이 서 있다. 가랑잎 밟히는 산성 길이 좋다. 길가 숲속에서 장승 몇이 나그네 발걸음을 그저 바라보고 있다.

군자정
면천읍성

산성 길을 벗어나니 산아래 마을이다. 면천면 소재지 마을에 관아 자리가 있고, 은행나무가 있고, 손바닥만 한 연못을 거느린 정자, 군자정이 있다. 안내판에 적힌 내력이 고려 공민왕 때부터 시작되고 있다. 읍성이 있고, 텃밭이 있고, 상가가 있고, 신호등이 있고, 식당이 있다.

부추면, 서리태 콩국수. 식당마다 내세우는 것을 보니 이곳 간판 음식인가 보다. 면에 부추가 들어가고, 국물이 서리태 콩물이라는 얘기리라. 산에서 요기를 하였지만, 출출하기도 하니 그냥 가는 건 예의가 아니렷다.

'충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암계곡[단양]  (0) 2024.10.21
악어봉[충주]  (1) 2024.10.09
팔봉향나무[충주]  (1) 2024.09.23
약모밀, 다층청석탑[충주 창룡사]  (0) 2024.06.10
4.10총선도보[하늘재]  (0)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