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 13:33ㆍ마라톤
2010년 10월 31일. 시월의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 제1회포천광릉숲마라톤대회에 참가하였다. 광릉수목원으로 들어서는 길가에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죽죽 솟아 있고, 숲은 붉게 물들어 있다. 집결지는 넓지 않은 주차장 터. 이리저리 서성이며 푸른 하늘도 바라보고, 맑은 공기를 온몸으로 들이마신다. 따뜻한 차도 마시고, 가볍게 몸도 풀고, 춤 공연을 곁들인 여는 마당에 어울린다. 볕은 따뜻한데 공기는 은근히 차다.
아까 들어왔던 진입로를 따라 봉선사 쪽에서 1차 반환, 직동삼거리에서 포천 쪽으로 가다가 2차 반환, 의정부 쪽으로 가다가 3차 반환, 가을 숲속 이리저리 내달리는 즐거움.
달리는 즐거움 다음엔 꼭 먹는 즐거움이 따른다. 오늘은 김치 곁들인 순두부에 포천막걸리, 그리고 난이와 희제가 기다리는 수원으로 차를 몰았다. 애들을 만나는 즐거움 역시 먹는 즐거움과 함께 한다. 희제가 추천한 수육백반이 참 맛있다. 돼지고기 수육과 돼지국밥이 어쩌면 이리 깔끔하고 맛있을까?
달리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에 이어 추억하는 즐거움. 아침부터, 아니 대회 신청을 할 때부터 귓가에 맴도는 노랫가락을 토막 토막 흥얼거린다. 꽤 오래 전에 이용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 “잊혀진 계절”
우우우우 우우우우 ~.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우우우우 우우우우 ~.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어쩌면 인생의 참모습은 ‘뜻 모를 이야기’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주고받는 이야기. 이야기[언어]로 소통하면서도 갈등과 다툼 또한 끊이지 않는 세상. 세상 이치는 한 마디로 ‘뜻 모를 이야기’가 아닌가? 충주에 와서 유병귀 선생님을 불러내어 순대 안주에 소주 한잔 그리고 뜻있는 이야기 몇 마디. 최광옥 이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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