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인 기분[진안 내동산]
2011. 12. 18. 22:32ㆍ전라
눈만 들면 사방이 산이건만
눈길로 더듬는 산과
발길로 오르내리는 산은
분명 다른 것.
내동산.
진안군 백운면 성수면 마령면을 끼고 있는 산.
무주 진안 장수
하여 무진장이라 불리는
남도에서는 산악 지방.
가루눈이 뿌리는 듯 마는 듯.
사방엔 안개인지 구름인지.
오정삼거리 - 내동산 - 계남마을.
아! 계남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안개가 걷히면서 나타나는 마이산 두 봉우리에 홀리는 마음.
이렇게 산길을 걷는 게 참으로 오랜만인 듯하다.
해발 887.4미터라고.
꼭 뒷동산에 오르는 기분이다.
그렇게 느긋하고 여유롭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인가
눈이 아주 많이 쌓였던 아침나절에
눈에 갇혀 집안에서 뒹굴다 거리로 나온 또래들 몇몇이서
마을 뒷동산에 올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면서 느꼈던 서늘함에 섞인 감정들.
가끔씩 산길을 걷는 즐거움이 이렇게 큰 것은
세상일이 그렇게 바쁘고 분주하다는 얘기인가.
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충주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
산길 4시간 남짓.
진안읍에 들러 순대에 막걸리 두 잔씩.
최광옥 신종선 이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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