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7. 22:50ㆍ바우길
대관령.
강원도 강릉과 평창 사이에서 백두대간을 넘는 높고 험한 고개.
영동과 영서를 잇는 통로로써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고개.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가슴속에 맴돌고 있던 대관령옛길을 걷다.
충주에서 원주로, 원주에서 횡계까지 버스.
횡계엔 아직 하얀 눈이 두껍게 쌓여 있다.
터미널 옆 황태덕장이 눈길을 끈다.
대관령휴게소까지 택시로 잠깐.
휴게소에서 선자령등산로 접어들면서 대관령옛길을 시작.
국사당을 지나 산등허리를 넘어 강릉으로 가는 내리막길.
겨우내 쌓인 눈밭에 길이 다져져 있다.
가파르고 굽이지고 깊게 패인 길에 쌓인 눈이 아주 두텁다.
大關嶺옛길 커다란 푯돌이 있는 반정 가까이에서부터 눈이 녹는다.
더 내려가니 평지에 가까운 길로 이어진다.
휴일을 맞아 옛길을 찾은 강릉 시민들이 더러 보인다.
멀리에서 단체를 이루어 찾아온 사람들도 눈에 띈다.
옛 주막 터에 새로 이엉을 얹은 초가집 한 채가 있다.
방안에는 술잔을 나누는 나그네와 주모인 듯 아낙 한 사람
칸막이를 사이하고 글을 읽는 선비 모습.
내가 먹을 술은 없고 옛 모습만.
옛길이 끝나는 무렵에 요새 사람들의 주막이 북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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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에 구름이 걷히니산꼭대기 하얀 눈은 아직도 남아 있네.
양의 창자처럼 굽이굽이 산길은 험하고
산새 날아다니는 길은 멀기만 하네.
늙은 나무는 성황당을 에워싸고
맑은 안개는 바다와 산을 감싸누나.
높은 곳에 올라 글을 짓자니
풍경이 흥을 돋우는구나.
-----------------------------<김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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