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줍다[12 똥고개길]
2014. 5. 22. 19:55ㆍMRF
갑돌이가 양식을 구하기 위해 나무를 잔뜩 지고 상주읍내로 가는 길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갯마루에 올라 쉬려는 참에 갑자기 설사가 난다. 급히 바지를 내리고 똥을 누는데 똥 묻은 포대자루 하나가 눈에 띈다. 볼일을 마치고 자루를 풀어보니 돈 꾸러미가 잔뜩 들어 있다. 그래서 ‘돈고개’ 또는 ‘똥고개’라고 하였다. 또는, 나무꾼들이 고갯마루에서 쉬면서 여기저기에다 대소변을 보는 고로 똥고개가 되었다고도 하고, 개운동에서 바라볼 때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이 항문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2014년 5월 21일
모내기가 시작되는 철에 가뭄이 들어 하천 바닥이 드러나 보인다. 바짝 줄어든 맑은 물속에는 물고기들이 바글바글하다. 상주 북천시민공원에서 북천 냇가를 거슬러 올라간다. 가뭄이라고는 하나 짙어가는 풀빛은 맑고도 맑다. 너라골 앞에서 잠수교를 건너는 데까지는 한 달쯤 전에 천년길을 걸었던 그 길이다. 이제 너라골 마을을 통과하여 고개를 넘는다. 똥고개를 넘는다.
* 상주 MRF 이야기길 12 똥고개길(9.9㎞)
북천시민공원-연원교-서보다리-너라골-똥고개-낙양다리-북천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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