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5. 13:59ㆍ경기
- 고려 말 나옹선사가 상서로운 구름이 이는 사이로 청룡이 나는 것을 보고 기울어져가는 절집을 고쳐 짓고 절 이름도 바꾸었다.
2019년 8월 25일 일요일
진천군 백곡에서 엽돈재를 넘어 청룡사를 찾아 서운산(547.4)에 오르다. 서운산은 경기도 안성시와 충청북도 진천군에 걸쳐 있으며, 금북정맥이 지나가고 있다.
청룡사-은적암-서운산 정상-탕흉대-좌성사-청룡사/9Km쯤(+불당골 바우덕이사당)
볕은 따갑지만 그늘은 시원하다. 게다가 선들바람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오르막에서 흐르는 땀방울까지도 시원하고, 맑은 하늘 푸른빛도, 뭉게구름 하얀빛도 시원하고, 좌성사로, 은적암으로 통하는 단풍나무 숲길은 우거진 숲속에서 그윽하다.
산마루에서, 탕흉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안성시내는 맑은 하늘빛, 푸른 산빛에 섞여 하얗게 어울린다. 저기가 안성시내이고, 저기는 공도읍이다. 좌성사에서는 입장면과 서운면 여러 마을들이 그렇게 펼쳐지는 걸 본다. 아, 한 줄기 또 한 줄기 불어오는 바람. 단풍나무 아래 한참을 앉았다가 간다.
예까지 와서 바우덕이를 모른 체 할 수는 없지. 청룡사 옆 불당골 초입에 있는 바우덕이 사당을 찾는다.
우리나라 남사당 역사에서 유일했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金岩德)는 다섯 살 때 머슴살이하던 홀아버지가 죽자 남사당패에 맡겨져 기예를 익혔고, 열다섯에 윤치덕의 뒤를 이어 안성 남사당패 꼭두쇠가 되었다. 1865년(고종2) 경복궁 중건 때, 인부들을 위한 연희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고, 흥선대원군은 옥관자를 하사했다. 청룡사의 신표를 받아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을 떠돌며 연희를 놀던 안성 남사당패는 청룡사 옆 불당골에서 겨울을 나곤 했다. 바우덕이는 23세 때 폐병으로 사망하였고, 유언에 따라 청룡골 입구에 묻혔다. 아, 하나의 운명인가. 하늘은 높고, 햇볕이 맑은 날, 바우덕이 사당 앞 은행나무 그늘 아래 바람이 시원하고,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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