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 23:06ㆍ경기
희제가 서울에 집을 장만하다. 2019녈 11월 27일 수요일 이사, 28일 방바닥, 29일 도배. 3일 동안 휴가를 얻었단다. 어제, 30일 토요일 아침 일찍 올라가 집기 정리를 돕다. 저녁에 조촐하게 한잔 하면서 삶을 이야기하고 가족을 이야기하다. 그렇구나. 따져보니 어른이 되었구나. 새삼스런 생각을 하다.
어제는 셋이서, 오늘 아침엔 혼자서, 집 뒤 개운산을 걷다. 서울이 번성하는 동안 가까스로 보존된 숲속에 서울 사람들의 여가와 건강 생활을 위한 길과 마당과 운동 시설들이 가꾸어진 산이요 공원. 마로니에 마당 좁다란 둘레엔 흔히 마로니에라고 부르는 서양칠엽수 스무 그루가 빛 바랜 잎을 떨구는 중이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갈라지고 이어지는 길을 오간다.
어렸을 적부터 서울을 말하더니, 서울에 직장을 잡고, 서울에 터를 잡는 희제. 뒷바라지에 소홀했다는 생각을 종종 했고, 그럼에도 어엿하게 자란 녀석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미안한 마음엔 끝이 없을 것 같다. 오늘 낮에 꼬맹이 자식들을 이끌고 온 난이에게도, 남의 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근제에게도 마찬가지. 부모 탓을 하기보다, 원망하기보다, 제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녀석들. 음. 고맙다는 생각만 할 것인가. 그래, 늘 밝게 살아가면 좋겠다. 언제나 웃으면서 살아가면 좋겠다. 세상에 맑은 날만 있을까. 눈비 오고, 바람 불고, 덥고, 춥고 하는 세상. 언제든 건강하길, 꿋꿋하길 빈다. 언제고 웃을 수 있는 맑은 마음이면 좋겠다. 12월 첫날, 하루 종일 가랑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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