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처럼 생긴 섬[강진 가우도]

2020. 2. 8. 23:13전라

 

 

2020.2.8. 전라남도 강진군 가우도를 걷다. 마량항에 들른 후, (강진군)저두-출렁다리(438m)-가우도(탐방로/청자타워)-출렁다리(716m)-망호-출렁다리-가우도(탐방로)-출렁다리-저두

 

입춘 추위 끝자락을 끄는 바닷바람에 온몸을 씻기는 짜릿한 기분을 즐기다. 가우도에 식당이 있나요? 망호에는요? 아니, 없어요. 마량으로 가야 있어요. 저두 출렁다리 앞에서 만난 젊은 노인의 말을 듣고 마량항을 찾아 그의 따님이 파는 생선회 점심을 먹다. 다시 저두로 와서 출렁다리를 건너고, 가우도 섬마을에도 식당문이 열린 걸 보고서 그노인의 심보를 생각하다. 망호에도 자연산 횟집이 있는 것을 보고 또 웃으며 떠들다. 이런 것도 여행의 일부이고, 즐거움이 되는 것이지. 망호 몇 호 집이던가, 차 한 잔에 곁들인 주인 아낙의 정겨운 인정과 옆 탁자 마을 아저씨들의 순박한 마음씨가 나그네 가슴을 살짝 흔들다. 강진만 갈대숲과 다산초당과 백련사와 산길에 대한 짤막짤막한 이야기들로 처음 만난 가슴들이 잠깐 통하다. 다시 길을 되집다. 섬이 조금만 컸으면, 출렁다리가 좀더 길었으면, 아쉬움이 살짝 인다. 떨어지는 햇빛에 물들어 일렁이는 바닷물을 바라보면서 해변 산길을 걷고, 거세게 몰아치는 바닷바람에 겨우 몸을 가누면서 다리를 건너다. 저녁밥 생각에 침을 삼키며 읍내로 간다.

 

강진은 한정식의 고향. 남도 전통의 맛을 즐기면서, 꾸밈 없는 말들이 터지다. 웃고 떠들면서, 세월의 찰나를 보내다. 부부간 알게 모르게 쌓이는 앙금도 건드려 보고, 한가한 한때를 보내다. ㅎㅎ.

 

- 가우도: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강진만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駕)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우도(駕牛島). 섬 양쪽에 육지와 연결되는 출렁다리가 있다. 저두출렁다리와 망호출렁다리. 청자타워가 있고, 청자타워 꼭대기에서 저두로 연결되는 집라인이 있다. 망호출렁다리 끝에 섬마을이 있고, 식당 두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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