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 이끼계곡[영월 상동]
2020. 7. 4. 23:24ㆍ강원
영월군 상동읍 구운산에서 발원하여 백두대간 서쪽 골짜기 물줄기들을 모아 흐르다가 김삿갓면 대야리에서 남한강에 몸을 섞는 물 이름이 옥동천이다. 하늘을 향해 죽죽 솟은 높은 산봉우리들 사이를 흐르는 물은 옥처럼 맑고, 주변 산수는 이리 보아도 절경이요, 저리 보아도 절경이다. 상류로부터 영월군 상동읍, 중동면, 김삿갓면(하동면)이 위치한다. 2009년 10월에 이름이 바뀐 김삿갓면 소재지 이름이 옥동이다.
옥동천 상류, 물과 함께 흐르는 31번 국도가 화방재 오르막을 시작하는 어름에 상동 이끼계곡이 있다. 2020년 7월 4일 토요일 아침. 좁은 계곡에는 처음부터 파란 이끼가 좌악 깔려 있고, 사진기에 삼각대를 갖춘 사람들이 보인다. 이끼는 흐르는 물가에 있을 때, 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오늘, 졸졸 흐르다가 하얗게 부서지고, 맑게 고였다가 다시 부서져 떨어지고, 돌돌 흐르는 물가 돌멩이마다 바윗돌마다 온통 푸른 이끼를 눈이 시리도록 보고 또 본다. 삼척 무건리나 가리왕산 장전리보다 이끼가 길게 깔려 있다.
한 시간쯤 눈 호강을 하였으니, 땀 좀 흘리고 가야겠다. 장산으로 갈까. 아니, 시간이 애매하다. 그래, 선바위산(1,042)으로 가자. 아! 땅나리. 벌써 때가 되었구나.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선바위산 푯돌에 붙은 구렁이에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고놈의 구렁이도 놀랐는지 요리조리 머리를 가누다가 푯돌 밑으로 스르르 들어간다.
늦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솔고개 소나무를 보고 간다. 여러 번 지나다니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소나무는 길가 언덕 위에 있다. 청령포에 유배되어 사약을 받은 단종의 혼령이 태백산으로 가다가 이곳 산솔 마을에서 쉬었다 갈 때, 늙은 소나무들이 배웅하였다는 전설이 있고, 언덕 위 저 소나무는 500살이 넘는다고 한다. 영월 솔고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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