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의 동쪽[청주 미동산]

청주시 미원면 소재지 동쪽에 있는 산. 미원리 동쪽에 있다고 해서 미동산이란다. 골짜기에 미동산수목원을 품고 있다.

2021년 2월 10일 수요일. 모레가 설날이지만, 가족 모임을 포함하여 5인 이상은 절대로 모이지 말란다. 1년을 넘기도록 코로나19 난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청주 미동산으로 간다.

수목원 정문을 들어서면서 오른쪽 산등성이로 길을 잡는다. 산길이 단정하다. 아, 여기. 새매에게 당했는가. 갓 뽑힌 듯한 꿩의 깃털이 한 군데 모여 있다. 순식간에 잡혀서 먹이가 됐을 가엾은 생명. 생생한 약육강식의 현장이다. 재미있는 팻말도 보인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미동산 쓰레기들.

높지 않은 산(557.5)이지만 조망이 좋다. 속리산 쪽으로는 멀리멀리 너울거리는 산 바다가 아득하고, 이쪽으로는 월악산이 분명하고, 사방 곳곳에 마을들이 가깝다. 미동산 쉼터에서부터는 구불거리는 임도를 걷는다.

정상을 지나 다시 정문까지 한 바퀴 도는 데 8Km 남짓. 그리고 골짜기에 들어선 수목원을 빙 둘러본다. 실내 시설은 역시나 문이 닫혔다. 바깥 여러 곳을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충, 그러나 구석구석 다녀본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 같은 과에 속하면서 비슷비슷하게 생긴 나무들을 구별하는 방법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해 놓은 안내판들이 있고, 규화목들이 있다. 유전자 보존원, 나비 생태원, 목재 문화원,  난대식물원, 산림과학박물관, 유아숲 체험원, 양치식물원, 활엽수원, 미선나무원 등등. 다양한 시설과 여러 탐방로들. 아주 훌륭한 식물원이다.

입춘 지난 날씨는 포근하면서도 풋풋하다. 오늘은 미동산에서 봄이 오는 기운에 흠뻑 젖는다.

수목원 정문-오른쪽 등산로-정상-미동산쉼터-임도-수목원 한 바퀴-정문. 12.0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