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봉산 둘레 한바퀴[충주]

2021. 1. 12. 18:37충청





2021년 1월 12일. 아침 최저 영하 16도. 낮부터 날씨가 풀린다고 했다. 그래, 나가 보자. 물병을 하나 들고, 김밥 한 줄은 주머니에 넣는다.

엊그제는 계명산 둘레를 한 바퀴 돌았고, 오늘은 남산 쪽으로 간다. 집-안림사거리-마즈막재-요각골-진의실-진의실재-재오개-성재-석종사-범바위-금봉대로-안림사거리-집. 20.12Km

안림동에서 마즈막재를 넘어 왼쪽으로는 종민동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목벌동이다. 고개 왼쪽은 계명산이고, 오른쪽은 남산(금봉산)이다. 마즈막재는, 옛날에, 충주에서 남한강을 통하여 청풍-단양을 지나 죽령을 넘나들거나 송계-미륵리를 거쳐 하늘재 너머 영남 지방으로 오가는 아주 중요한 길목이었고, 죄수들이 이 고개를 넘어와 충주 감영에 갇히면 살아서 돌아가기 어려웠다고 한다. 계명산의 옛 이름인 심항산의 한자 心項을 훈독한 옛 발음, '마즘목'이 변하여 마즈막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心項峴이라 썼고, 마즘목재로 읽었다는 이야기. 아니, 마지막재라는 우리말을 心項峴, 한자의 훈으로 표기했다는 얘기겠지.

마즈막재에서 요각골을 지나는 길은 산의 허리에 걸렸고, 길 위쪽엔 상고대가 허옇다. 험한 산골 마을이다. 가파른 비탈에 밭을 일구고 과수원을 가꾸는 사람들의 억척스런 삶의 현장이다. 고개가 절로 숙는다.

진의실 마을에서 진의실재로 오르는 길은 굽이굽이 하얀 눈길이다. 이거야말로 은세계가 아닌가. 오늘 여기에서 환상적인 겨울 풍경을 본다.

진의실재는 목벌동과 살미면의 경계가 된다. 고개를 넘어 살미면 재오개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로 들어선다. 성황당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간다. 몇 해 전에,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을 보았었지. 마즈막재에서부터 오는 남산 임도를 만나 성재를 넘는다. 산성 아래 있어서 성재인가. 마고선녀가 7일만에 쌓았다는 전설을 가진 충주산성이 저 위에 있지. 흔히 남산성이라고 하며, 간혹 금봉산성이라고 한다. 몽고군을 막아냈다는 등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제 직동, 곧은골이다. 잠깐만에 석종사 앞. 이제부터는 포장된 도로다. 큰길을 두고 마을길을 걷는다. 언제 보아도 정겨운 풍경. 마을 앞 도랑에는 제법 넉넉한 물이 돌돌거린다. 산 너머 충주댐에서 퍼올린 물이 보태졌을 것이다. 지도에 충주천으로 표기된 도랑은 요 아래서 사천개라는 이름을 얻었고, 더 내려가서는 교현천과 만나 달천으로 흘러든다.

사천개: 충주 남산초등학교에서 가까운 개천. 신라 중원경 시절, 개울가에 사천여 호 마을이 번성했었다고 함. 사씨와 천씨 성을 가진 두 부자가 살았었는 이야기도 있다.

범바위에서부터는 금봉대로 인도. 작은 오르막 다음에 완만한 내리막. 안림사거리에서 손목을 들어 거리를 확인한다. 금봉산을 가운데 놓고 한 바퀴 원을 그린 거리는 16.36Km. 집에서 여기까지 오간 거리를 합치니 20.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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