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길[치악산둘레길9]

2021. 7. 21. 20:44원주굽이길

2021년 7월 21일 수요일. 07:50쯤 금대삼거리에서 22번 시내버스 승차. 08:20쯤 구학리 석동종점 하차. 석동종점에서 금대삼거리까지 산길을 걷는다. 치악산둘레길 9코스, 자작나무길.

(구학리)석동종점-석동구미교-작은가디골삼거리-치악산자연휴양림-바람골 정상-보림사-치악가든-금대삼거리/15Km.

석동종점. 안내판 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구미동에서 내려오면서 숲에 덮혀 맑게 흐르는 시냇물을 옆에 끼고 걷는다. 물도 맑고, 산도 맑다. 두리번두리번 넋을 놓는다. 석동구미교를 건너기 직전에 오른쪽 길로 간다. 이어서 임도로 들어선다. 구학임도-금창임도-금대임도.

여름철 숲속에서 구불거리는 임도를 걷는 이 맛을 어떻게 말할 것이며, 어떤 말로 얘기한들 제대로 전달될 수가 있을까. 죽죽 벋은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자작나무, 나무, 나무들로 우거진 숲.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나무가 되고 풀이 되는 건지. 숲이 내게로 스며드는 건지 내가 숲으로 스며드는 건지. 내가 나인지 아닌 건지. 바람골 정상에서 수직에 가까운 산비알을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숲길 또한 마찬가지.

자작나무길이라고는 하지만 숲을 이루지는 못했고, 길가에 몇 그루씩 보이는 정도. 대신에 잣나무와 낙엽송이 작은 숲을 이루었고, 늘씬늘씬한 나무들은 하늘로 죽죽 벋고, 길은 무성한 숲 그늘에 묻혀 그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