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바우길[치악산둘레길8]

구학리, 방학리, 운학리, 황학동, 상학동, 선학동, 학산리, 송학리, 황학산(영동). 구학산에서 날아오른 학 아홉 마리가 내려앉은 곳이란다.

신림면 용소막 성당에서 시작되는 치악산둘레길 8코스는 구학산 기슭을 헤집는 길이다. 산길에 거북 모양을 닮은 바위가 있어 거북바우길이라 한다. 11.4Km.

2021년 7월 29일 목요일. 용소막마을 앞 논밭에선 벼, 옥수수 등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농부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배어나는 논밭이다. 물고기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는 구미천 맑은 물을 건너고, 마을 쉼터를 지나고, 성황당을 지나치고, 벌목한 산등성이를 잠깐 기어오른 다음 숲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소나무, 낙엽송, 잣나무, 참나무, 무슨 나무, 무슨 나무가 죽죽 벋은 숲속. 지그재그로 오르내리고, 굽이도는 숲길이 그윽하고, 불볕을 가려주는 숲 그늘이 시원하다. 어디쯤 길가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다. 어쩜 그리 닮았는지. 명물이다.

구학산주차장에서부터 방학동마을을 지나 석동종점까지는 2Km가 채 안되는 포장도로. 엄청난 불볕 속 석동종점에서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신다. 한 주일 전에 자작나무길을 시작했던 곳이다. 하루 네 번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혹시나 기대했지만 역시나 시간이 맞지 않는다. 용소막성당까지 십리도 채 안되는 자동차도로. 그까이꺼, 주저없이 걷는다.

용소막성당: 원주시 신림면. 1915년에 지은 고딕식 성당 건물이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06호. 한글, 영어, 라틴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 여러 나라 언어로된 성서와 성경 번역 초고 수십 권을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