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도 있구나[완주 위봉산성]
2021. 12. 23. 22:46ㆍ전라
위봉산성은, 1675년부터 1682년 사이에 쌓았고, 1808년에 고쳐 쌓았다고 한다. 사적 제471호이고, 둘레는 8.6Km. 군사시설이설이면서,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전주 이씨의 시조인 이한공의 위패를 옮겨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기에 성안에 행궁을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동학농민군이 전주를 함락했을 때, 어진과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왔었고, 지은 지가 오래된 행궁이 마땅치 못하여 위봉사 대웅전에 어진과 위패를 모셨었다고 한다.
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전라북도 완주에 있는 위봉산성을 찾았다. 성문터 네 곳 중 가장 잘 보존되었다는 서문지에서 걸음을 뗀다.전주로 연결되는 문이었다고 하며, 지금의 모습은 현대에 와서 손을 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성벽과 총안 등이 비교적 잘 보존되었다고 하는데, 허물어진 돌담처럼 보인다. 수백 년 비바람을 겪은 모습이려니. 서문지-되실봉-장대봉-다경봉-북문지-위봉폭포-위봉터널-위봉사-위봉산성마을(체험센터)-서문지.
길은 허물어진 돌성을 옆에 끼고 구불거린다. 비탈이 심한 곳에는 계단과 밧줄이 있다. 가랑잎을 푹푹 밟으면서 봉우리를 몇 개 넘는다. 이정표는 친절한데, 길이 희미한 곳이 있다.
위봉산(장대봉, 524.3)에서 물 한 모금 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길을 잡았다. 급한 내리막을 미끄러지다 보니, 길이 희미하고, 뭔가 수상하다. 길을 되짚어 기어오르다가 그럴듯한 길을 잡았으나 얼마 안 가 또 희미하다. 다시 올라가긴 싫다. 건너편 봉우리를 바라보고, 산줄기들을 두루 살피고, 서문지 방향을 짐작해 본다. 산비알을 가로지르고, 작은 골짜기도 건넌다. 몇 개의 등성이를 넘었던가. 서문지 앞을 지나온 자동차도로가 보인다.
이럴 수도 있구나. 자동차도로 옆 높은 철조망에 대문짝만하게 개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닌가. 그뿐인가. 길 건너에 위봉폭포 전망대라니. ㅎㅎ.
폭포 줄기가 꽤나 길다. 땀을 닦고, 옷을 털고, 물을 마신다. 폭포 바로 앞까지 길게 내려가는 나무 계단길을 다녀온다. 이리저리 늑장을 부린다. 서문지까지는 2Km쯤, 자동차도를 걷는다. 위봉터널을 지나고, 위봉사와 마을을 지난다.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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