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고개길[원주]
2022. 4. 21. 22:13ㆍ원주굽이길
"산의 모양이 봉황의 꼬리 같다 하여 봉산, 봉산미(鳳山尾)라고 했다는 유래가 있고, 인근 산에 크고 작은 고개가 많아 100고개길이라 불린다."
2022년 4월 21일 목요일. 원주굽이길 중, '100고개길'을 걷다.
원주시 원주천 물가에 있는 민속풍물시장 장터에서 물 건너에 출발점이 있다. 참고로, 풍물시장은 2일, 7일에 장이 선다고 한다. 또, 한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04시에서 09시까지 새벽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도보 다리를 건너다마자 안내판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 옆에 길을 안내하는 화살표가 있고, 고개를 돌리니 리본이 보인다. 배말타운아파트 단지를 통과한다. 원주초등학교 앞을 지나치고, 옛 철길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잠깐 봉산뫼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화살표와 리본을 따라간다. 마을길로 잠깐 내려섰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한바탕 요란했던 꽃 잔치는 서서히 막을 내리는가. 물감이 풀리듯 연둣빛이 번지는 산속에 묻혀서 사부작사부작,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봄볕은 익어 가고, 바람결은 시원하고, 부드럽다. 늘 이럴 수 있을까.
아하. 오늘도 나다운 일을 저질렀다고 할까. 처음에, 길을 안내하는 화살표와 리본을 쉽게 찾았다고 좋아하기만 했다. 안내판 지도를 제대로 살피지도, 핸드폰에 담지도 않았다. 원점으로 돌아오는 길이고, 화살표와 리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경솔했던 것이다.
리본을 놓치지는 않았다. '60고개'를 넘어선 어디쯤에서, 일이 벌어진 것을 알아차렸다. 내가 가는 방향, 파란색 화살표 방향을 보니까 '60고개'로 오르는 길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핸드폰을 열어본다. 담아 오지 않은 지도가 있을 리가 있나. 에라, 노란색 방향으로 리본을 확인하면서 간다.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가는 길이니까 어딘가에서 어떻게 되겠지.
그러나, '70고개', '80고개', '치악산 전망고개', '100고개'... 끝내 바라는 정보를 가진 이정표는 만나지 못했고, 리본만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자동차도로로 내려선 다음부터는 리본마저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을 열어 본다. 그래, 과학고 앞으로 가자. 800m. 과학고 앞에,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라는, 낡은 이정표가 있다. 분명히 '100고개길' 이정표다. 그런데,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리본은 보이지 않는다.
길을 건너라고 했으니, 건넌 쪽 방향으로 가야겠지, 하면서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리본이 보이고,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호국의 길' 이정표다. 원주 풍물시장에서 호저면사무소 앞까지 가는 길.
호국의 길 출발점과 100고개길 출발점은 원주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그래, 이 길로 가자. 한참 동안 숲길이고, 숲길 끝에 원주천 물가 길이다. 4.8Km.
원점으로 와서 지도를 살핀다. 놓친 부분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11.5Km를 이어 본다. 거기서 그렇게 된 거였군. 그건 그렇고,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손목을 들어 본다. 1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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