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길 [원주]
2022. 4. 28. 20:30ㆍ원주굽이길
'고바우길'은, 원주시 호저면사무소 앞에서 지정면 간현관광지까지 가는 길이다. 섬강 물가도 걷고, 마을길도 걷고, 산길도 걷는다. 자동차도로도 잠깐씩 걷는다. '고바우길'이란 이름은, 도중에 '고바우'를 볼 수 있어 붙은 이름이다. 강(섬강) 건너 산벼랑에 코(고)처럼 생긴 바위가 있고, 전설이 있다.
옛날에, 무장리 마을에 주막이 있었고, 심술쟁이 영감과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며느리 음식 솜씨가 좋아 손님이 많았다. 마음씨 착한 며느리는 청상이다. 어느날, 며느리에게 눈독들이던 떠돌이 스님이 영감에게, 큰 부자가 되려면 강 건너 코바위를 깨뜨리라, 고 한다. 재물에 눈이 먼 영감은, 이를 말리는 며느리를 내쫓고, 사람을 시켜 바위를 허물기 시작한다. 그러자, 주막의 음식 맛이 변하고, 손님이 끊기고, 영감은 병을 앓다가 죽는다. 마을 사람들은 남아 있는 바위를 소중히 여기면서 과욕을 삼가고, 성실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2022년 4월 28일 목요일. 호저면 무장리, 섬강을 건너는 장현교 앞에서 걸음을 뗀다. 호저면사무소 앞에서 여기까지(5.1Km)는 얼마 전, 구슬뫼길을 찾았을 때, 길을 잘못 잡은 덕에 걸었었고, 오늘은 간현관광지까지 14.3Km를 걷는다.
무장리 마을에서 하얀 민들레 군락을 만나고, 마을길 여기저기에 피어 있는 하얀 꽃들을 보고 또 본다. 만날 때마다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고, 마음이 이끌리고, 볼수록 예뻐 보이는 꽃. 은은하게 눈부시고, 그윽한 멋이 느껴지고, 맑은 기품이 흐르는 듯한 빛깔과 자태. 자꾸만 애착이 가는 하얀 민들레.
간현관광지까지 4Km,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월림산'이란다. 잠깐만에 산등성이에 올라선다. 발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이고, 섬강 물줄기는 절벽을 파고들 듯 굽이쳐 흐르고 있다. 익어 가는 봄날, 어린 나뭇잎들이 살랑이는 푸른 그늘이 시원하다. 세상에 더없이 편안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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