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촌달맞이길[원주]
2022. 4. 7. 20:40ㆍ원주굽이길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면서 새해 소망과 행운을 비는 세시풍속. 강원도 흥업면 매지리 회촌 마을에서는 사라져 가는 풍속을 보존하기 위하여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달맞이 축제를 연다고 한다. 달맞이 고사에 이어 농악놀이, 달집태우기 등 달밤 놀이 한마당에 소원지 쓰기, 쥐불놀이,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낮부터 벌어진다고 한다.
2022년 4월 7일 목요일. 회촌마을을 지나는 원주굽이길, '회촌달맞이길'을 걷는다.
양안치재에서 매지임도로 들어선다. 양안치재는 원주시 흥업면과 귀래면을 넘나드는 고개이다. 7Km쯤 되는 임도 굽이굽이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노란 연기를 풍기는 생강나무, 연분홍 진달래의 수줍은 몸짓, 성급한 나뭇가지들이 삐죽삐죽 내미는 움은 산새들 혓바닥만이나 할까. 생강나무꽃보다 좀 큰 눈망울을 노랗게 껌뻑이는 산버들 가지에서는 은근히 훤한 빛이 피어나는 듯하다. 눈얼음이 녹아 골짜기를 흐르는 물소리는 더없이 경쾌하고, 산속 공기는 상쾌하기 이를 데가 없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12가지 선물: 온실가스 흡수, 저장. 산림 경관. 토사 유출 방지. 산림 휴양. 수원 함양. 산림 정수. 산소 생산. 생명 다양성. 토사 붕괴 방지. 대기질 개선. 산림 치유. 열섬 완화. -북부지방산림청 홍천국유림관리소.(임도 중간, 안내판에 있는 내용)
임도 끝에 회촌 마을이다. 꽤 오래 전에, 저 너머 백운면 덕동계곡에서 오두재를 넘어와 만났었던 마을이다. 그때의 기억으로 마을을 이리저리 더듬어 본다. 그대로인 것도 같고, 달라진 것도 같다. 아무래도 좀 다듬어졌겠지. 박경리문학관 앞 주차장은 그때도 저랬었던가. 아니 있기는 했던가. '박경리뮤지엄' 이란 입구 간판은 그때도 있었던가. 후배 작가들의 집필 공간, 말고도 문학 관련,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간판을 가볍게 지나친다. 언덕배기 길가에 농악놀이 모형은 그때 그대로인 모습이고, 옷에 때가 좀 묻었을 뿐이다.
마을을 벗어나 매지천을 따라 걷는다. 물은 마른 풀숲을 헤집으며 졸졸 흐르고, 파릇파릇 새싹들은 누렿게 마른 잎을 비집고 고개를 살짝살짝 내민다. 이어서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또는 매지캠퍼스.
캠퍼스 남쪽 자락을 잠깐 걷다가 임도로 올라선다. 한적한 숲길에 흐르는 봄볕이 좋다. 캠퍼스 북쪽 끝으로 내려선다. 매지저수지. 물 위에 뜬 데크도 잠깐, 물가 길도 잠깐, 저수지 둑도 잠깐이다. 저수지에 갇혔던 물이 조금씩 넘쳐서 다시 흐르는 매지천 물가도 잠깐이고, 덕거정을 지나 자동차도로 건너 무수막 마을에 있는 삼미막국수집까지도 잠깐이다. 양안치재 매지임도 입구에서 나선 걸음을 삼미막국수 식당 앞에서 접는다. 눈부신 봄날. 여기, 무수막 마을에도 온통 봄이다.
양안치재-매지임도-회촌 마을-매지천-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임도-캠퍼스-매지저수지-덕거정-삼미막국수(무수막 마을) 16Km쯤.
삼미막국수집에서 매지저수지까지는 두어 걸음. 저수지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원점으로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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