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5. 22:17ㆍ경상
화림동계곡은 경상남도 함양군에 있다. 남덕유산에서부터 흘러오는 물 이름은 '금천'으로 남강의 상류이다. 냇바닥에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널려 있고, 물과 바위가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곳곳마다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 등 오래된 정자들이 그림처럼 앉아 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쳐 짓고, 새로 짓고, 하였단다. 요새 사람들이 지은 정자들도 있다.
2022년 10월 5일 수요일. 안의버스터미널에서 서상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봉전에서 내리니, 길옆에 물이고, 물가에 거연정이다. 물과 바위와 정자와 나무가 어울려 한 풍경을 이루고, 주변 산세와 흰구름 떠 있는 파란 하늘이 그 풍경을 돕는다.
'선비문화탐방로'란 이름이 붙은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물과 함께 흐르면서 물가 숲속으로 이어진다.
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허연 바위들과 무슨 놀이라도 하는 듯이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노랫소리도 두런거림도 흘러가는 몸짓도 쉼이 없다. 어쩌다 넓고 좁은 터를 만나 고이는 곳에서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그 몸짓이 좀 느긋하고 여유로울 뿐이다.
안의터미널도 물가에 있고, 터미널 옆 광풍루도 물가에 있다. 거연정에서 광풍루까지. 물과 냇바닥 바위. 물가 정자와 물가 숲길. 가을 산 빛과 가을 하늘빛. 감나무에 소리 없이 내리는 가을과 냇가 바위 위에서 말라 가고 있는 호박고지들. 그리고 가을 나그네.
아, 황암사도 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이곳 물가 황석산성 전투에서 순국한 영령들을 모신 사당. 묘(의총)와 함께 있다. 몆 해전, 황석산(1,190)에 올라 산성을 둘러보면서 그 옛날의 전투를 상상해 봤던 일이 떠오른다. 묘 앞에서 잠시 머리를 숙인다.
거연정, 영귀정, 군자정, 동호정, 경모정, 람천정, 황암사, 광풍루. 그리고 물가 산촌 마을들과 좁은 농경지들. 12.25Km.
'경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일폭포[지리산] (2) | 2023.03.13 |
---|---|
칠선계곡[지리산] (0) | 2022.10.06 |
여행이란 이런 것[영주 봉황산] (0) | 2022.08.24 |
이런대로 저런대로[경주 구미산] (0) | 2021.12.02 |
정양늪과 대야성[합천] (0) | 2021.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