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늪과 대야성[합천]
2021. 11. 19. 21:17ㆍ경상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합천 정양늪 둘레를 한 바퀴 돌고, 2Km가 채 안되는 거리에 있는 대야성 산성터에 오르고, 황강마실길을 걷다.
서서히 아침 안개를 벗고 있는 정양늪 풍경에선 신비로운 기운이 번진다. 황강에 흐르는 물과 모래는 어쩌면 저리 맑고 깨끗한 것인가. 정양늪 둘레에선 장군의 주먹과 발자국 바위 전설이, 대야성 아래 황강 물가에선 함벽루가 한몫 끼어든다.
정양늪: 황강으로 흘러드는 아천의 배후 습지. 금개구리, 수달, 모래주사 등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포늪에 버금가는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대야성: 부족국가 시절 변한 땅이었다가 대가야에 병합되었고, 큰 고을이라는 뜻으로 '대야성'이라고 했단다. 후에 신라 땅이 되었고, 백제의 칩입을 막는 최전선 요충지로서 치열한 전투가 잦았으며, 후백제 견훤과 고려 왕건 또한 목숨을 건 싸움을 벌였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합천'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조선 태종 때라고 한다. 합천읍 황강 물가에 솟은 취적산(90) 쌍봉을 포함하는 포곡식 산성이 있었다고 한다.
장군의 주먹 바위: 옛날에, 힘센 장군이 오른발을 디디면서 생긴 '장군 발자국바위', 이때 미끄러지면서 정양늪에 빠지기 직전에 주먹을 쥐고 짚은 자국이 '장군 주먹바위'. 둘레길 가에 주먹바위가 있고, 안내판이 있다.
함벽루: 고려 충숙왕 때 합주 지주사 김영돈이 세운 누각으로 여러 차례 중수되었다고 한다. 대야성 기슭에 위치하여 황강과 정양늪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누각 안에 이황, 조식, 송시열 등의 글이 걸려 있고, 뒤편 바위에 송시열이 涵碧樓라고 쓴 글씨가 새겨져 있다.
돌아오는 길에 함양군 안의면 소재지를 둘러보다. 조선시대 안의현감을 지낸 연암 박지원의 자취가 남아 있고, 토종약초시장이 있고, 오랜 전통의 맛 '안의 갈비'가 있다. 안의 광풍루는 조선 태종 때 지은 선화루를 성종 때 현감으로 있던 정여창이 중수하면서 광풍루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후로도 여러 번 중수를 거쳤음은 물론인 것이고, 날아갈 듯 멋진 그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자꾸만 붙잡는다. 마을 앞을 흐르는 냇물이 부러울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남강 상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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