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합천 해인사 마애불]

2023. 7. 22. 18:35경상

합천 해인사 마애불
공식 명칭은
합천 치인리 마애여래입상
보물 제222호.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예보대로 비가 쏟아지려나. 아침나절에 한두 방울 떨어지긴 했지만, 하늘 표정은 그리 험악해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먹고 나서, 그래도 장마철인지라 우산을 챙겨 들고 나선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왼쪽으로, 다시 오른쪽 비탈길을 오르다 보니, 마애불 2Km 이정표가 보인다. 망설임 없이 들어선다.

마애불 가는 길에

길은 잘 나 있다. 여름철이고, 오르막 산길이니 땀이 좀 흐르기는 하나, 우거진 숲에 묻힌, 아주 좋은 길이다.

합천 치인리 마애여래입상 보통은 해인사 마애불

해발 1,000m쯤 된다던가. 해인사 뒤쪽으로 가야산 산속 높은 곳에 숨은 듯 서 있는 마애불. 말 그대로 바위에 새긴 부처님 상이다. 돋을새김을 하였고, 살진 얼굴에 균형 잡힌 몸집, 건장한 모습이다. 높이 7.5m, 너비 3.1m라고 한다. 9세기, 그러니까 통일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바위 또한, 마춤한 것을 골라, 다른 곳에서 가져다 세운 것인 양 볼수록 신기하다. 깊은 산속에 꽁꽁 숨어있는 '보물'이다.

해인사 마애불
옆에서 찍은 마애불

아, 1,000년이 넘도록 저기에 저렇게 서 있다는 거지. 잠시도 쉬지 않고 흐르는 세월 속에 만물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세상, 그 어떤 요란함도 그저 지그시 바라볼 뿐이런가.

한동안 서서 바라본다. 그때 사람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을까. 그때 사람들의 삶을 헤아릴 수 있을까. 그때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저런 예술품을 만들어 냈을까. 그때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 땀 한 땀 정을 쪼았을 장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해인사 일주문 앞 고사목

해인사 일주문 안쪽에 고사목이 있다. 서기 802년, 신라 애장왕이, 왕후의 병이 낫도로 기도해 준 두 스님이 수행하던 자리에 절을 짓도로 후원하였고, 창건 기념으로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나무는 1,200여 년을 살아오다가 1945년에 수를 다하였고, 저렇게 마른 둥치만 남았다고, 안내판은 말한다. 그 절이 지금 이 해인사이고, 그 느티나무 죽은 것이 저 고사목이라는 얘기다.

같은 시기, 아니, 느티나무가 조금  먼저였을 터이니, 느티나무는 그때, 마애불이 탄생하는 사연을 알고 있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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